지난달 서울 집값이 토지거래허가구역 재지정 후 숨 고르기를 끝내고 다시 상승한 것으로 집계됐다. 신축과 재건축 기대감이 큰 단지를 중심으로 상승 거래가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16일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5월 전국주택가격동향조사'에 따르면 서울 주택종합 매매가격지수는 지난달 0.38% 상승해 전월(0.25%)보다 상승 폭이 더 커졌다.
주택 유형별로 살펴보면 서울 아파트값은 0.54% 상승한 것으로 집계됐다. 전월(4월) 0.33%보다 0.21%포인트 더 뛰었다. 지난 1월 0.01%의 상승률을 기록했던 서울 아파트값은 2월 0.24%로 상승 폭을 키웠다. 3월 토지거래허가구역이 해제되면서 한 달 만에 0.8% 오른 아파트값은 지난달 0.33%로 상승률이 쪼그라들었다가 다시 확대하는 모양새다.
아파트뿐만 아니라 연립주택 가격도 0.17% 상승해 전주(0.13%)보다 상승 폭을 키웠다. 단독주택 가격은 0.22% 올라 전월과 같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자치구별로 살펴보면 서초구가 0.95% 올랐다. 반포동과 잠원동이 집값 상승을 견인했다. 송파구는 잠실동과 신천동을 중심으로 0.92%, 강남구는 압구정동과 대치동을 위주로 0.84% 상승했다.
성동구는 0.65% 뛰었는데 금호동과 성수동 주요 단지가 가격 상승세를 이끌었다. 용산구는 이촌동과 산천동을 중심으로 0.62%, 마포구는 아현동과 염리동에 있는 준신축을 중심으로 0.62% 뛰었다. 양천구(0.66%), 강동구(0.61%) 광진구(0.3%) 등 핵심지 인근 지역에도 집값 상승 온기가 퍼졌다.
부동산원 관계자는 "신축 단지와 재건축 기대감이 있는 단지를 중심으로 상승 계약이 체결되는 모습"이라면서 "다만 이 밖의 단지는 관망세가 짙어지면서 계약 체결에 신중한 모습"이라고 분석했다.
서울은 집값뿐만 아니라 전셋값도 들썩이고 있다.
5월 서울 전셋값은 0.15% 상승해 전주(0.09%)보다 상승 폭을 더 키웠다. 아파트가 0.19% 올라 주택 유형 중 가장 큰 폭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연립주택도 0.11%, 단독주택도 0.1% 상승했다.
주택 종합 전셋값은 자치구별로 엇갈렸다. 강동구는 고덕동과 둔촌동을 중심으로 0.42% 상승했고 송파구는 방이동과 잠실동 역세권 위주로 0.37% 뛰었다. 영등포구는 대림동과 여의도동 주요 단지를 중심으로 0.26%, 양천구는 목동과 신월동 선호 단지를 중심으로 0.2% 올랐다. 반면 서초구는 잠원동과 서초동을 중심으로 0.14% 전셋값이 내렸다. 강북구도 수유동과 미아동을 위주로 0.05% 하락했다.
월세도 오르는 모양새다. 서울 월세는 0.16% 올라 전월(0.1%)보다 상승했다. 송파구(0.38%)는 잠실동과 신천동 주요 단지를 중심으로, 용산구(0.34%)는 이촌동과 문배동 위주로 월세가 올랐다. 영등포구(0.27%)는 신길동과 여의도동에서, 마포구(0.23%)는 성산동과 망원동을 위주로 월세가 뛰었다.
부동산원 관계자는 "전셋값은 정주 여건이 양호한 역세권이나 학군지, 대단지 등 선호 단지를 중심으로 세입자들의 수요가 몰리는 양상"이라면서 "월세는 경기 침체, 대출 규제 등 영향으로 월세 선호 현상이 이어지면서 상승 폭이 커졌다"고 분석했다.
이송렬 한경닷컴 기자 yisr020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