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英 두번째 국빈방문… “왕실, 무역협상 앞두고 특급 대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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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권 1기때 이어 2번 연속 ‘국빈’… 오바마-부시도 2기땐 없던 대접
트럼프, 찰스3세 친필 초대에 “영광”
정치적 위기 몰린 스타머 英총리… 철강 등 관세인하 성과내기 총력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찰스 3세 영국 국왕의 초청으로 16∼18일 영국을 국빈 방문한다. 집권 1기였던 2019년 6월에 이은 두 번째 국빈 방문이다.

그동안 영국은 재선한 미국 대통령의 두 번째 임기에는 그를 국빈으로 초청하지 않았다. 버락 오바마,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 등도 두 번째 임기 때 모두 영국을 방문했지만, 국빈 방문은 아니었다. 이에 따라 영국 왕실과 정계가 트럼프 대통령에게 일종의 ‘특급 대우’를 제공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지난해 7월 취임한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는 경제난 등에 따른 낮은 지지율로 정치적 위기에 몰려 있다. 또 영국은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와 미국과의 무역 협상 등으로 인한 어려움도 겪고 있다. 로이터통신은 스타머 총리와 영국 정부가 무역협상 등에서 긍정적인 결과를 얻기 위해 이번 국빈 방문을 적극 활용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 트럼프, 첫 국빈 방문 때 영국 측의 환대에 큰 만족

트럼프 대통령은 부인 멜라니아 여사와 16일 저녁 영국 런던에 도착한다. 트럼프 대통령의 오랜 후원자이자 사업가 출신인 워런 스티븐스 주영 미국대사, 찰스 3세 국왕을 대신하는 헨리 후드 자작이 대통령 부부를 맞는다. 트럼프 대통령은 17일 런던 인근의 왕실 거주지인 윈저성에서 찰스 3세와 커밀라 왕비, 윌리엄 왕세자와 케이트 미들턴 왕세자빈을 만난다. 또 이날 저녁 찰스 3세가 주재하는 국빈 만찬에서 연설할 계획이다. 18일에는 스타머 총리의 별장인 체커스에서 미영 정상회담도 열린다.

트럼프 대통령에게 영국 왕실은 단순한 동맹국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는 평가가 많다. 그의 모친 메리 앤 매클라우드 여사는 영국 스코틀랜드 태생이다. 특히 사업가 출신인 트럼프 대통령이 왕실의 예법과 전통에 대한 동경을 가지고 있다는 분석도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6년 전 첫 영국 국빈 방문 때도 왕실의 극진한 대접에 만족스러운 반응을 보였다. 당시 대통령 보좌관이었던 피오나 힐은 영국 일간 가디언에 “엘리자베스 2세 여왕과의 만남은 트럼프에게 인생에서 성공했다는 신호로 받아들여졌다”고 회고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첫 영국 국빈 방문 때 장남 도널드 주니어, 장녀 이방카, 차남 에릭, 차녀 티퍼니를 대동했다. 이 중 백악관 선임고문이었던 이방카를 제외한 나머지 셋은 모두 당시 사인(私人)이었다. 이에 “대통령이 공무 출장에 성인 자녀를 대동하는 건 부적절하다”는 비판이 거셌다. 특히 이들이 비싼 의상을 입고 런던 버킹엄궁 등에서 찍은 사진을 소셜미디어에 올려 논란은 더 커졌다. 트럼프 대통령 측은 이를 의식해 이번 방문에서는 자녀는 대동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통해 위기 타개하려는 스타머 총리

스타머 총리는 올 2월 워싱턴 백악관을 방문했을 때 트럼프 대통령에게 찰스 3세의 국빈 초청장을 직접 전달했다. 영국 군주가 해외 정상에게 친필 사인이 담긴 초청장을 보낸 것은 이례적이란 평가가 나왔다. 당시 트럼프 대통령은 “정말 영광”이라며 만족감을 표했다.

스타머 총리는 최근 부동산 세금 탈세 의혹으로 최측근 앤절라 레이너 전 부총리가 자진사퇴해 곤경을 겪었다. 재정적자 증가, 성장 둔화 등 경제 사정이 안 좋은 것도 부담이다.

AFP통신 등에 따르면 스타머 총리는 이런 상황에서 트럼프 대통령으로부터 영국산 철강·알루미늄의 관세 인하를 얻어내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으로 보인다. 두 나라는 올 5월 영국산 철강·알루미늄에 대한 25%의 관세 면제에 합의했지만, 세부 협상은 마무리되지 않았다.

미국과 영국은 최소 100억 달러(약 14조 원) 규모의 공동 원자력 프로젝트도 추진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 샘 올트먼 오픈AI CEO 등 미국 빅테크 수장들을 영국 방문에 대동한다. 인공지능(AI)과 반도체 같은 분야에서 협력을 강화하겠다는 취지다.

파리=유근형 특파원 noel@donga.com
안규영 기자 kyu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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