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대파 설득 위해 연방의회 찾아
메디케이드 삭감 주장 강경파에
욕설까지 섞어가며 반대입장 피력
미국 공화당이 하원에서 감세·국경예산 증액 등을 포함한 ‘하나의 아름다운 법안’ 처리를 위해 속도를 내는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20일(현지시간) 당내 반대파에 법안 처리를 촉구하고 나섰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연방 의사당을 찾아 하원 공화당 의원총회에 참석해 비공개로 연설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하원 공화당 의원총회에 참석한 것은 트럼프 2기 행정부의 핵심 국정과제가 담긴 감세 법안이 일부 강경파의 반대로 하원 문턱을 넘기 어려울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 데 따른 것이다.
마이크 존슨 하원의장(공화당)은 의회가 26일부터 휴회에 들어가기에 앞서 감세법안을 통과시키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고, 지난 18일 하원 예산위를 통과하며 1차 관문을 넘었다.
아직 운영위·본회의 처리 절차를 남기고 있지만, 공화당 내 강경파가 정부 지출 삭감을 목표로 저소득층 의료보험인 메디케이드의 추가 삭감을 요구하는 상태다. 이들은 또 SALT(주·지방세) 공제 한도 상향에 대해서도 반대 입장을 내비치고 있다.
이들 강경파가 끝까지 반대할 경우 하원에서 법안 통과가 어려워질 수 있다. 하원 435석(2석 공석) 중 공화당은 220석으로 민주당(213석)에 근소하게 앞선 상태다.
이에 이날 공화당 소속 하원의원들을 설득하기 위해 연방 의회를 찾은 트럼프 대통령은 취재진과 만나 강경파의 메디케이드 추가 삭감 요구와 관련해 “우리는 어떤 의미 있는 것도 삭감하지 않을 것”이라면서 “우리가 삭감하는 유일한 것은 사기와 낭비, 남용(예산)”이라고 밝혔다.
그는 또 비공개 회의에서는 욕설을 섞으며 “메디케이드는 건드리지 마라(Don‘t fxxk around with Medicaid)”라고 말했다고 참석자들을 인용해 미국 매체 더힐 등이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정부 부채를 늘리는 법안에 반대해온 토머스 매시 하원의원(공화·켄터키)에 대해 “나는 토마스 매시가 정부를 이해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라면서 “그는 관종(관심에 목매는 사람)이다. 그는 투표로 의원직에서 물러나야 한다”고 공격하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메디케이드 예산을 지키려고 애쓰는 것은 지난 대선에서 저소득층이 그의 지지 기반으로 부상한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메디케이드 예산을 추가로 삭감할 경우 그의 지지율이 더 빠르게 하락할 수 있다는 우려가 반영된 것이다.
현재 SALT 공제한도는 1만달러지만, 이번 법안에서는 이를 3만달러로 높이는 내용이 반영돼 있다. 공화당 강경파는 예산에 영향을 미칠 것을 우려해 반대하고 있지만, 뉴욕 등 민주당 지지세가 강한 주에서 민주당과 경쟁하는 공화당 소속 의원들은 한도를 아예 철폐할 것을 주장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법안과 관련해 “여러분은 (법안이 통과되면) 지금까지 경험하지 못하는 세금 감면을 받게 될 것”이라면서 “이것은 (기존 감면안을) 연장하고 확대하는 것이기 때문에 역사상 가장 큰 감세”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게 안 된다면 여러분은 68%의 세금 인상을 겪게 된다. 어떤 공화당원이 이것(증세)을 지지할 수 있느냐”고 반문하며 “그들은 더 이상 공화당원이 아니게 될 것이다. 그들은 빠르게 퇴출될 것”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런 압박에도 공화당 내 이견이 완전히 해소되지 않았다고 뉴욕타임스(NYT) 등 미국 언론은 평가했다. 프리덤 코커스 의장인 앤디 해리스 하원의원(메릴랜드)은 “대통령이 법안이 현재대로 충분하다고 충분히 많은 사람을 설득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