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을 깰 각오로 배수의 진 치되 비자 쿼터·통화스왑 얻어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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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관세 협상이 진전을 보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전직 통상교섭본부장들은 한국이 미국에 끌려다니지 말고 필요한 조치를 확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종훈 전 본부장은 현재 상황이 지속되면 협상이 결렬될 가능성이 있으며, 일본과 EU의 무역합의 내용을 면밀히 분석해야 한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전문 인력 비자 쿼터 확대와 통화스왑 체결 등을 협상에 연결시켜야 하며, 이를 통해 한미 동맹을 재정의하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고 조언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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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 통상교섭본부장들 조언
경제규모·외환보유액 감안땐
일본 방식의 對美투자는 불가
EU의 對美투자 방식도 참고
협상 통해 입장 조율할 필요

◆ 늪에 빠진 한미관세협상 ◆

사진설명

한미 관세 협상 후속 협의가 실마리를 찾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전직 통상교섭본부장들은 미국의 협상 방식에 지나치게 끌려다니기만 해서는 안된다는 조언을 내놨다. '판을 깰 각오'로 배수진을 치면서도 한미 간 무제한 통화스왑과 한국 기술 인력 비자 쿼터 확충 등 대미 투자 확대를 위해 필요한 조치들을 얻어내야 한다는 지적이다.

16일 김종훈 전 통상교섭본부장은 "일본과 유럽연합(EU)은 경제와 외환보유액 규모가 우리보다 3~4배 큰 나라들이고, 우리는 외환보유액이 기껏해야 4000억달러 조금 넘는 수준인데 어떻게 3500억달러 규모의 대미 투자를 감당할 수 있겠느냐"며 "한국 정부가 협상의 판을 깨고 싶어하지 않더라도 이대로면 판이 깨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평가했다.

최근까지 한미 관세 협상을 진행했던 정인교 전 통상교섭본부장도 "지난 7월 무역합의 타결 이후 알려진 내용과 지금 미국 측의 요구는 거리가 상당히 있다"며 "대미 투자에 대한 국민적 여론이 매우 안 좋아진 상황에서 일본식 대미 투자 방식을 그대로 받기는 곤란할 것"이라고 말했다.

통상 전문가들은 시간에 쫓겨 우리에게 불리한 조건을 대거 수용하는 일은 없어야 한다고 조언한다. 아직까지 구두 합의에 불과한 한미 무역합의가 우리에게 불리한 조항을 담아 공식 문서화될 경우 향후 수년간 발이 묶일 수 있기 때문이다. 일본 역시 미국과 양해각서를 체결하면서 투자 이행 기간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임기가 끝나는 2029년 1월 19일로 못 박은 상태다. 김 전 본부장은 "지난 7월 말에는 세계 각국이 미국과 무역합의를 보는 상황이다 보니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의 이점까지 다 내려놔버릴 정도로 급하게 진행했다"며 "이번에도 어물쩍 넘어가면 '한국은 밟으면 밟히는 나라'라는 인식만 커지게 된다"고 지적했다.

EU와 일본이 맺은 미국과의 무역합의를 꼼꼼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는 조언도 나온다. 미·일 양해각서에는 5500만달러 규모 재원 조달의 주체를 '일본'으로 표현한 반면, EU는 투자 주체를 '유럽연합 기업'으로 명시해뒀다. 투자 주체와 손실에 대한 책임 문제를 일본처럼 정부가 지게 되면 국민 모두에게 손해가 전가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정 전 본부장은 "미국이 일본·EU와의 합의 내용을 다 공개하지 않은 상태이고, 필요한 부분만 행정명령을 통해 밝혔기 때문에 우리도 세부 정보를 파악하는 데 주력할 필요가 있다"며 "미국 내에서도 이해관계자들 사이에서 다양한 이야기가 나오고 있기 때문에 협상을 통해 양측 입장을 조율해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전문 인력 비자 쿼터 확대와 한미 무제한 통화스왑 체결 등의 조치를 무역 협상과 연계해 끌어내야 한다는 조언도 나온다. 박태호 전 통상교섭본부장(서울대 국제대학원 명예교수)은 "투자펀드 하나에만 매몰되지 말고 한미동맹을 재정의하는 과정으로 논의를 확대해나갈 필요가 있다"며 "한미 FTA 체결 과정에서도 얻어내지 못했던 전문 기술 인력 비자 확대를 요구하는 계기로 삼고, 무제한까지는 아니더라도 지금보다 대폭 확대된 통화스왑 체결을 받아내볼 만하다"고 조언했다.

[유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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