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외국인투수 터커 데이비슨이 5일 사직구장에서 열린 키움과 홈경기 도중 답답함을 호소하고 있다. 데이비슨은 이날 3.2이닝 9실점으로 패전을 떠안았다. 올 시즌 최악의 투구다. 사진제공|롯데 자이언츠
롯데 자이언츠 외국인투수 터커 데이비슨(29)이 난조를 거듭하고 있다.
데이비슨은 5일 사직구장에서 열린 ‘2025 신한 SOL 뱅크 KBO리그’ 키움 히어로즈와 홈경기에 선발등판해 3.2이닝 10피안타(2피홈런) 4볼넷 3탈삼진 9실점으로 패전을 떠안았다.
지난달 24일 대전 한화 이글스전부터 3경기에서 승리 없이 1패, 평균자책점(ERA) 9.88(13.2이닝 18실점 15자책점), 이닝당 출루허용(WHIP) 2.27로 몹시 부진했다.
공교롭게 전담 포수로 호흡을 맞추던 정보근의 이탈과 부진의 시기가 맞물렸다.
지난달 22일 1군 엔트리에서 말소된 뒤 부상자명단(IL)에 오른 정보근은 무릎과 손목 치료를 병행하고 있다.
김태형 롯데 감독은 “(정)보근이는 무릎에 (통증을) 계속 안고 가는 게 있다. 그 와중에 (21일 사직 LG전에서) 손목을 좀 다쳐 (통증이) 며칠 갈 것 같다”며 “무릎과 손목 모두 치료를 받으려고 1군 엔트리에서 제외했다”고 밝혔다.
데이비슨은 정보근이 말소되기 전까지 10경기에서 6승1패, ERA 1.96, WHIP 1.16으로 맹활약했다.
당초 시즌 첫 2경기에서 정보근과 배터리를 이룬 그는 2연속 퀄리티스타트(QS·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 투구)를 작성하며 쾌조의 출발을 보였다.
시즌 3번째 등판이었던 4월 6일 사직 두산 베어스전에선 유강남과 호흡했는데, 공교롭게 데이비슨은 이날 2.2이닝 6피안타 3볼넷 1탈삼진 3실점으로 부진했다.
이때부터 정보근이 사실상 그를 전담하며 배터리를 이루다 부상으로 전열을 이탈한 뒤 치러진 24일 경기부터는 유강남이 데이비슨과 호흡했다.
롯데 외국인투수 터커 데이비슨이 5일 사직구장에서 열린 키움과 홈경기에 선발등판해 공을 던지고 있다. 사진제공|롯데 자이언츠
데이비슨은 올 시즌 배터리를 이룬 포수에 따라 성적의 차이를 보였다.
정보근(ERA 1.58·WHIP 1.05)과 호흡한 경기를 제외하면, 유강남(ERA 6.39·WHIP 2.06), 손성빈(ERA 22.09·WHIP 3.82)과 배터리를 이뤘을 때는 대부분 부진했다.
롯데로선 포수의 역량, 볼배합 성향의 일치 여부만 따질 수도 없는 노릇이다.
5일 경기에선 데이비슨이 유리한 볼카운트를 만들고도 스트라이크존 복판에 실투를 던지거나, 상대 타자의 ‘핫존’(hot zone·타자가 공을 잘 치는 구간)에 공을 밀어 넣다 안타를 얻어맞는 장면도 적지 않았다.
올 시즌 롯데의 1선발로 출발한 데이비슨 스스로도 지금의 난관을 극복할 방법을 찾아야 한다.
롯데는 최근 1선발마저 부진을 거듭하는 바람에 5, 6일 경기에 원투펀치인 박세웅, 데이비슨을 모두 내고도 연패에 빠졌다.
지난달 22일까지 롯데의 올 시즌 승패 마진은 플러스(+) 10에 달했지만, 이튿날 대전 한화전부터 11경기에서 단 3승(8패)에 그치며 마이너스(-) 5로 시즌 승률이 5할대 초중반(32승3무27패·0.542)까지 떨어졌다.
이 기간 4위 SSG 랜더스, 5위 삼성 라이온즈와 격차도 0.5경기로 좁혀졌다.
포스트시즌(PS) 진출권 안에서 버텨야 할 상황에서 하필이면 국내·외 에이스의 부진으로 순위권 밖으로 밀려날 처지가 됐다.
김현세 기자 kkach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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