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호텔 거래 시장이 약 2조원을 기록하며 코로나19 이전 수준을 회복했다. 객실가동률과 평균 단가가 2019년보다 높은 수준으로 개선되며 투자자들의 관심이 쏠렸다는 분석이 나온다.
13일 젠스타메이트가 발간한 ‘2024년 호텔 시장 리포트’에 따르면 지난해 거래된 서울 호텔은 14개 동으로 거래 규모는 약 1조 9662억원이다. 2023년(4,036억원) 대비 390% 증가했다. 2021~2022년 거래 규모인 2조원에 근접했다.
5성급 호텔의 대형 거래가 전체 거래 규모 증가를 이끌었다. 그랜드하얏트 서울이 7300억원에 거래되며 2024년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콘래드 서울도 4150억원에 매각됐다. 티마크그랜드호텔 명동(2282억원), 신라스테이 광화문 등 4성급 이하 호텔들도 활발히 거래됐다. 성급별로는 5성급 1조 1450억원, 4성급 4324억원, 3성급 2213억원으로 집계됐다.
거래가격도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2020년부터 상승세를 보인 서울 호텔 평당 거래가격은 2024년 기준 2494만원을 기록했으며, 객실당 거래가격은 약 4억원으로 개발 목적 거래가 활발했던 2021년(객실당 4억5000만원)과 비슷한 수준이었다.
호텔 운영실적이 뚜렷하게 개선된 것이 거래 시장에도 활기를 줬다. 서울 객실 가동률은 전체 성급에서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을 상회하는 수준으로 상승했다. 2024년 11월 기준 5성급 75%, 4성급 81%, 3성급 86% 등 모든 성급에서 70%를 넘어섰다. 코로나19 직후 40%대를 기록했던 2020~2021년과 비교해 두배 가까이 상승했다.
객실 평균 단가(ADR)도 크게 올랐다. 2024년 11월 기준 5성급 34만9000원, 4성급 19만3000원, 3성급 16만2000원으로 2019년 대비 각각 52%, 65%, 85% 상승했다. 특히 3성급 호텔의 평균 단가는 전년 대비 36% 상승하며 가장 높은 증가율을 보였다.
젠스타메이트 관계자는 "2024년 방한 외래관광객 수가 1637만명으로 전년 대비 48% 증가해 운영실적이 개선됐다"며 "한강 치맥, 배달 음식, 카페 투어 등 한국인의 일상을 체험하는 '데일리케이션' 트렌드와 K-컬처에 대한 관심 확산으로 체류형·경험 중심의 여행 수요가 늘어나면서 호텔업계에 지속적인 성장 동력을 제공하고 있다"고 말했다.
향후 호텔 시장은 외국계 투자자들의 관심 집중과 매물 공급 증가라는 상반된 흐름이 공존할 전망이다. 골드만삭스, 모건스탠리, GIC 등 외국계 투자자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 가운데, KT그룹과 DL그룹 등 대기업들이 보유 호텔 자산을 연이어 매각에 나서면서 매물 누적 현상이 심화하기 때문이다.
젠스타메이트 관계자는 “코트야드 바이 메리어트 서울남대문, 포포인츠 바이 쉐라톤 서울 명동 등 서울지역과 판교지역 호텔들도 상당수 시장에서 마케팅을 진행하고 있다”며 "외국계 투자자 중심의 호텔 투자심리 회복에도 불구하고 현재 시장 내 자금 유동성 부족으로 시장에 나온 매물을 모두 소화하기까지는 다소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강영연 기자 yy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