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 SOL Bank 25-26 핸드볼 H리그 남자부가 지난 5월 3일 챔피언결정전을 끝으로 약 6개월간의 대장정을 마무리했다.
매 시즌 특유의 투지와 군인 정신으로 무장해 리그의 ‘매운 고춧가루 부대’ 역할을 톡톡히 해왔던 상무 피닉스는 이번 시즌 주전 선수들의 줄부상이라는 악재를 극복하지 못하고 아쉬움 가득한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시즌 개막 전까지만 해도 상무 피닉스를 향한 팬들과 관계자들의 기대치는 그 어느 때보다 높았다. 각 소속팀에서 에이스로 활약하던 대형 선수들이 대거 군 복무를 위해 상무에 입대했기 때문이다.
‘속공의 황제’를 넘어 묵직한 중거리포까지 장착한 오황제를 비롯해 인천도시공사의 골밑을 책임지던 주전 피벗 진유성, 하남시청의 새로운 야전사령관 차혜성, 그리고 측면을 지배하던 강력한 날개 유찬민까지 합류했다. 여기에 신재섭과 김지운이라는 노련한 고참 좌우 쌍포가 건재해 상무의 전력은 역대급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그러나 화려한 라인업은 제대로 가동되기도 전에 부상 악령에 발목을 잡혔다. 에이스 오황제가 시즌 내내 부상 신음하며 제 기량을 펼치지 못했고, 설상가상으로 팀의 중심을 잡아주어야 할 고참 신재섭과 김지운까지 연이어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했다.
결국 주포들이 대거 빠진 상무는 최근 세 시즌 중 가장 적은 554골이라는 극심한 빈공에 시달려야 했다. 리그에서 유일하게 총 득점 600골을 넘기지 못한 공격력도 문제였지만, 실점 역시 684골로 리그 최다를 기록해 공수 밸런스가 완전히 무너지고 말았다. 최종 성적 2승 4무 19패(승점 8점). 상무는 결국 3년 만에 리그 최하위(6위)로 내려앉았다.
상무는 전반기까지만 해도 주전들의 건재함 속에 나름대로 버티는 힘을 보여줬다. 1라운드에서 1승 4패, 2라운드에서는 2무 3패를 기록했다. 비록 입대 초반이라 조직력을 완벽히 갖춰가는 시기였음에도 경기력 자체는 나쁘지 않았다.
진짜 위기는 3라운드부터 찾아왔다. 기존 주전 선수들이 부상으로 쓰러진 상황에서, 기대를 모았던 신입 선수들이 기초군사훈련을 받기 위해 훈련소 입소로 대거 자리를 비웠기 때문이다. 교체 멤버조차 부족해 숨이 턱 끝까지 차오르는 상황에서 상무는 오직 군인 정신 하나로 매 경기를 버텨야 했다. 체력적·전술적 한계에 부딪힌 상무는 3라운드 1무 4패, 4라운드 5패, 5라운드 1무 4패를 기록하며 막판 스퍼트를 올리지 못하고 무너졌다.
상무의 공격 루트를 살펴보면 전·후반기의 극명한 차이가 드러난다. 시즌 초반 주포들이 건재할 때는 호쾌한 중거리포(152골)가 불을 뿜었으나, 후반기 주전들의 부상 이후에는 과감한 개인 돌파에 의존할 수밖에 없었다. 이 과정에서 기록한 돌파 득점 65골은 H리그 6개 구단 중 가장 많은 수치로, 어려운 상황에서도 끝까지 파고들었던 선수들의 투지를 대변한다. (6m 라인 득점은 153골을 기록했다.)
반면 수비 지표는 뼈아프다. 상대의 슛을 육탄으로 막아내는 블록 샷이 51개로 리그 최저였으며, 팀 파울 역시 409개로 가장 적었다. 이는 상대의 거센 공격을 거친 파울이나 강한 압박으로 제때 끊어내지 못했음을 의미한다. 골키퍼 세이브 역시 231개로 리그 최하위에 머물렀다.
비록 성적은 최하위로 마감했지만, 상무의 이번 시즌이 완전히 실패한 것은 아니다. 모진 풍파 속에서도 팀의 핵심으로 거듭난 젊은 피들이 확실한 성장을 이뤄냈기 때문이다.
팀의 사령관 역할을 맡은 차혜성이 101골을 폭발시키며 공격을 진두지휘했고, 측면의 유찬민이 88골로 날카로운 날개짓을 선보였다. 여기에 변서준이 70골, 피벗 진유성이 51골을 보태며 팀의 중심 축으로 완벽히 자리 잡았다.
입대와 전역이라는 특수한 환경 때문에 매 시즌 전력 편차가 심하다는 한계가 있지만, 이번 시즌 눈물 젖은 빵을 먹으며 팀을 지탱한 이들 주축 선수들이 고참이 되는 다음 시즌에는 상무 피닉스 특유의 매서운 ‘고춧가루 부대’ 명성을 발휘할 수 있을지 벌써부터 기대가 모아진다.
<사진 제공=한국핸드볼연맹>
[김용필 MK스포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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