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건강기능식품 ODM(제조업자개발생산)·OEM(주문자상표부착생산) 기업의 수출이 크게 늘고 있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국내 건기식 시장이 커지면서 너도나도 뛰어들어 시장이 포화 상태에 다다르자 기업들이 해외 시장 개척에 나선 결과란 분석이 나온다.
◇ 내수 포화에 해외로…
16일 국내 건기식업계에 따르면 건기식 ODM 기업 코스맥스비티아이의 올해 상반기 수출액은 102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약 4% 증가했다. 전체 매출에서 수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45%에 달한다. 코스맥스비티아이의 자회사 코스맥스바이오 관계자는 “상반기 수출액이 이미 전년 전체 수출액을 넘어섰다”며 “올해 전체 수출 규모는 전년 대비 두 배 이상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코스맥스비티아이는 수년간 중국 시장 개척에 공을 들였다. 매년 중국 상하이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 규모 건기식 전시회인 ‘HNC 엑스포’에 2014년부터 14회째 참가하고 있다. 코스맥스비티아이 관계자는 “최근 중화권에서 벗어나 러시아, 남미, 유럽 등으로 수출국 확대에 힘쓰고 있다”고 했다.
콜마의 건기식 자회사인 콜마비앤에이치의 수출 규모도 매년 커지고 있다. 콜마비앤에이치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연결 기준 매출 3000억원 가운데 수출 비중은 31%다. 콜마비앤에이치 관계자는 “헤일리온코리아의 영양제 브랜드 ‘센트룸’의 말레이시아, 일본, 베트남 판매 물량 계약을 따낸 것이 수출 확대에 기여했다”고 설명했다.
콜마비앤에이치는 해외 판로 확대에 힘쓰고 있다. ‘헤모힘G’ 제품의 경우 지난해 5월 대만 판매를 시작으로 튀르키예 이탈리아 벨기에 등 유럽 국가로 수출국을 늘렸다. 헤모힘G는 기존 제품 헤모힘을 각국 식품법 규정에 맞춰 원료와 성분 배합비를 조정한 수출 전용 제품이다. 일본에서는 현지 대형 제약사와 손잡고 이중 제형을 적용한 이너뷰티 제품을 선보이기도 했다.
◇ 관광객 ‘필수 구매템’
국내 건기식 기업이 해외 공략에 나선 것은 한류 열풍에 힘입어 ‘K건기식’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국내를 찾는 외국인들 사이에서도 K건기식의 인기가 높다. CJ올리브영에 따르면 올해 1~8월 건기식 카테고리의 외국인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0% 급증했다. 올리브영 관계자는 “K팝 아이돌처럼 날씬한 몸매와 빛나는 피부를 선망하는 외국인들이 이너뷰티 제품에 관심을 보이기 시작했다”며 “락토핏 슬림(다이어트용 유산균), 바이탈뷰티(먹는 레티놀 파우더·콜라겐 등), 비비랩(콜라겐) 등 건기식이 특히 잘 팔린다”고 말했다.
글로벌 SNS에서도 K건기식이 인기 아이템으로 떠올랐다. 뷰티 인플루언서 ‘미우아라우’가 틱톡에 올린 락토핏 슬림과 마시는 비타민 등 K건기식 소개 영상은 35만 회가 넘는 조회수와 2만 개 이상의 ‘좋아요’를 기록했다. hy의 건강기능식품 ‘MPRO’는 중국 SNS 샤오훙수에서 300만 회 이상의 조회수를 기록하며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이는 외국인 관광객이 많이 찾는 hy 동대문점과 명동점의 매출 증가로 이어졌다.
이용규 hy 동대문점장은 “야쿠르트 아줌마로 잘 알려진 프레시매니저가 운행하는 전동 냉장 카트 ‘코코’가 최근 중국 관광객 사이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다”며 “동대문점과 명동점의 올 1~8월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각각 63%, 23% 늘었다”고 했다.
이소이 기자 clair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