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 “전공의 문제 해결” 주문에… 金총리, 의료계와 비공개 만찬

4 hours ago 3

전공의 “의료개혁 재검토해야”
의대 세학번 동시수업 해결도 요구
교육부 “학사 유연화 없다” 팽팽
李 “안전-질서-민생 각별히 유념”… 매주 월요일 총리와 회동 정례화

“단호하게 혁신, 품격 있게 행정” 김민석 국무총리(왼쪽)가 7일 오전 정부세종청사 대강당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부처 장관들과 악수를 나누고 있다. 김 총리는 이날 취임사에서 “단호하게 혁신하되, 품격 있게 국가의 연속성을 지켜 가는 행정을 할 것”이라고 했다. 세종=뉴스1

“단호하게 혁신, 품격 있게 행정” 김민석 국무총리(왼쪽)가 7일 오전 정부세종청사 대강당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부처 장관들과 악수를 나누고 있다. 김 총리는 이날 취임사에서 “단호하게 혁신하되, 품격 있게 국가의 연속성을 지켜 가는 행정을 할 것”이라고 했다. 세종=뉴스1
김민석 국무총리는 7일 의료계 대표와 만찬 회동을 갖고 1년 5개월째 이어지는 의정 갈등 해결 방안을 논의했다. 새 정부 출범 후 의료계와 사실상 처음 이뤄진 최고위급 회동이다. 이재명 대통령이 3일 기자회견에서 “(의대생이) 2학기에 가능하면 복귀할 수 있는 상황을 정부 차원에서 많이 만들어내야 하겠다”고 말한 뒤 4일 만에 마련된 의정 대화 자리다.

● “의대생 복귀가 최우선 과제” 양측 공감

이 대통령은 이날 김 총리와 오찬 회동에서 의정 갈등과 관련해 “김 총리가 적극적으로 이 문제 해결에 나서 달라”고 주문했다. 우상호 대통령정무수석비서관은 브리핑에서 “김 총리는 과거 국회 보건복지위원장 경험까지 있다. 여기에 당사자들과 만날 약속까지 잡았다고 하니 이 대통령이 특별히 총리가 1차적으로 의견을 들어 보라고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 총리와의 비공개 만찬 회동에 의료계에선 김택우 대한의사협회장, 한성존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 비상대책위원장, 이선우 대한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학생협회(의대협) 비대위원장 등이 참석했다.

의료계는 가장 시급한 과제로 의대생 ‘트리플링(24·25·26학번 동시 교육)’ 해결 방안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올 2학기라도 의대생이 학교에 돌아와야 내년 정원의 3, 4배에 이르는 예과 1학년생들이 한꺼번에 수업을 받는 파행을 막을 수 있다는 것이다.

다만 이를 위해선 올 2학기 복귀 학생을 위한 별도 커리큘럼을 만드는 등 학사 유연화가 필수적이다. 그러나 교육부는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도 “학사 유연화는 없다”며 의료계 요구를 일축했다. 지방 국립대병원 관계자도 “2학기에 신규 복귀자를 위한 강의를 개설하면 수업 부담이 배가 된다. 현재 교수 인원으로 감당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대학본부는 의대생에게만 특혜와 지원이 집중된다는 학내 불만이 부담이다.

의협 관계자는 “의대생이 빨리 복귀할수록 교육 정상화도 가능한데, 지도부가 여전히 ‘하나도 양보할 수 없다’는 생각에 갇혀 있는 것 같아 안타깝다”고 말했다.

● 전공의 “의료 개혁 재검토” 요구

이날 회동에선 이달 말 시작되는 하반기 전공의 모집을 앞두고 복귀를 위한 전공의 요구안도 전달된 것으로 알려졌다. 대전협이 2∼5일 사직 전공의 8458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에서 응답자의 76.4%는 복귀 선결 조건으로 ‘윤석열 정부의 필수의료 패키지 및 의료 개혁 재검토’를 꼽았다. 그러나 의료계 내부조차 이미 시행 중인 의료 개혁 방향을 새 정부가 크게 수정할 가능성을 낮게 보고 있다. 정부가 전공의와 의대생의 복귀 조건을 일부 수용한다면 오히려 공공의대 신설 등 대선 공약이 청구서로 되돌아올 가능성이 있다. 서울 상급종합병원 필수과 교수는 “의료계가 전공의와 의대생의 수련·교육 공백을 최소화하는 대책을 얻어내려면, 공공의대 등 정부가 추진하는 정책도 인정하고 참여하는 수밖에 없다”고 했다.

하반기 복귀를 서두르는 쪽은 성형외과와 피부과 등 모집 인원이 적지만 인기가 많은 진료과다. 수도권 대학병원 사직 레지던트는 “수련병원별로 각 연차 모집 인원이 한 자릿수인 곳이 많은데, 이번에도 안 돌아가면 자리가 사라질 수 있다는 걱정을 많이 한다”고 전했다. 반면 내과 등 필수의료과 전공의 사이에선 “올해 9월 복귀나, 내년 3월 복귀나 2년 공백은 마찬가지”라며 복귀를 서두르지 않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 李 “총리가 안전-질서-민생 각별히 챙겨 달라”

이 대통령은 이날 김 총리와의 오찬 회동에서 “국정 집행을 총리가 책임지고 잘 챙겨 달라”며 “특히 안전, 질서, 민생 분야를 각별히 유념해 달라”고 당부했다. 우 정무수석에 따르면 김 총리는 이 대통령에게 △대통령이 제시한 국정 방향 후속 점검 △신규 및 장기 의제 발굴 △사회적 갈등 의제 해결 △행정부 및 국정 상황 점검을 비롯해 대통령이 지시하고 위임하는 사항을 주요 업무로 집행하겠다고 보고했다. 이 대통령도 동의했다고 한다.

이 대통령은 김 총리와 매주 월요일 ‘주례 보고 회동’을 정례화하기로 했다. 김 총리는 이날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단호하게 혁신하되, 품격 있게 국가의 연속성을 지켜가는 행정을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성민 기자 min@donga.com
권오혁 기자 hyuk@donga.com
윤다빈 기자 empt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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