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대통령 “이자놀이” 경고에…금융당국, 28일 금융권 긴급 소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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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회장 등 불러 미래산업·벤처·자본시장 투자 주문할 듯
정책펀드 등 위험가중치 완화 검토

이재명 대통령이 24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제5차 수석보좌관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5.07.24. [서울=뉴시스]

이재명 대통령이 24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제5차 수석보좌관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5.07.24. [서울=뉴시스]
이재명 대통령이 주요 은행들에 대해 “이자놀이”를 공개적으로 비판한가운데 금융당국이 28일 금융권을 긴급 소집해 투자 확대 방안을 논의한다. 정부가 추진 중인 첨단전략산업 지원 ‘100조 국민 펀드’에 금융권 참여를 유도하는 방안이 논의될 전망이다.

27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금융위는 28일 권대영 금융위 부위원장 주재로 은행연합회, 생명보험협회, 손해보험협회, 여신금융협회, 금융투자협회 등 금융권 협회장들을 불러 ‘생산적 금융 확대 관련 의견 교환을 위한 비공개 간담회’를 연다. 이 대통령의 ‘이자놀이’ 발언 이후 금융권 의견수렴 차원에서 소집된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24일 이 대통령은 수석보좌관 회의에서 “국내 금융기관들도 손쉬운 주택담보대출 같은 이자 놀이, 이자 수익에 매달릴 게 아니라, 투자 확대에도 신경 써주시길 바란다. 그렇게 국민경제 파이가 커지고 금융기관도 건전하게 성장·발전하지 않겠느냐”며 금융권에 경고 메시지를 날린 바 있다. 예대마진(예금과 대출 금리의 차이)에 의존하는 전통적인 영업 모델을 탈피하라는 것이다.

금융위는 금융권 협회장들과의 간담회에서 미래산업·벤처·자본시장 등 3대 분야를 중점 투자 영역으로 제시하고 생산적 금융으로의 전환을 강조할 것으로 전해졌다. 금융위 관계자는 “자금이 더이상 주택시장에 머무르지 말고 인공지능(AI) 기술이나 첨단 벤처 등 국가 미래가 달린 영역에 금융권의 풍부한 자금이 흘러가야 한다는 내용”이라고 말했다.

금융위는 특히 정부가 구상 중인 첨단전략산업 지원 100조 국민 펀드에 금융권의 참여를 독려할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100조 원 규모의 펀드를 조성해 AI·바이오·에너지 등 첨단전략산업을 지원하겠다는 방침이다. 또 재원 마련을 위해 50조 원 규모의 첨단산업기금을 모펀드로 두고 금융권·일반 국민 등 민간 매칭으로 규모를 키우는 방식을 구상 중이다.

금융권은 또 이 대통령 발언을 기업금융 강화 주문으로 받아들이고 대응 방안 마련에 나서고 있다. KB국민은행은 국가전략산업 분야에 자금 지원을 확대하기로 했다. 신한은행은 발전 가능성이 높은 우량 기업에 자금 공급을 확대한다. 하나은행은 올해 하반기 소호대출(소상공인 및 소규모 기업 대상 대출)과 기업대출 특판 한도를 증액하고 금리 혜택을 확대한다. NH농협은행은 지역 경제 활성화를 위해 신용보증재단, 신용보증기금, 기술보증기금 등과 총 4조5000억 원 규모의 금융지원에 나선다.

다만 금융권에서는 기업이나 벤처 투자에 적극적으로 나서기 위해선 건전성 규제 완화가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기업대출 위험가중치가 지나치게 높게 적용돼 은행의 자본 비율 관리에 부담을 줄수 있다는 것이다. 이에 금융위는 금융권이 주담대보다는 기업 여신이나 벤처 투자 등에 더 적극적으로 나설 수 있도록 대출 위험가중자산(RWA) 산정 개편 작업에 착수했다. 금융위 관계자는 “국제 기준이 허용하는 범위 내에서 주담대 위험가중치 하한선을 높이고, 정책 펀드나 벤처 투자 관련 위험가중치는 낮추는 방식 등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전주영 기자 aimhig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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