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만 기다리면 내 집이 생길 줄 알았습니다.”
인천 송도 웰카운티 3단지(사진) 입주민이었다가 최근 이사한 김휘동 씨는 29일 “공공임대아파트를 공매로 넘기는 게 말이 되느냐”며 이같이 말했다. 송도 웰카운티 3단지는 2010년 인천도시공사(iH)가 지은 10년 우선분양 공공임대주택이다. 김씨는 그해 5월 이 단지 306동 16층에 입주했다. 2020년 위층 이웃은 101㎡ 아파트를 5억3000만원에 분양받았지만, 김씨는 6년을 더 기다리다 결국 분양 전환을 포기하고 단지를 떠났다. 같은 주택형은 최근 9억4000만원에 매매됐다.
◇우선분양 전 민간에 팔려
두 집의 운명을 가른 건 iH가 임대의무기간이 끝나기도 전에 재무상황 악화로 공공임대아파트 일부(550개 가구 중 120개 가구)를 민간 법인에 매각했기 때문이다. 매각된 가구 입주민의 우선분양 전환권은 6년째 표류 중이다. 이후 아파트는 금융권에 담보로 잡혔고, 지난해 말 일부 가구는 공매 직전까지 몰렸다.
김씨 등 임차인 7명은 2021년 6월 iH와 현재 소유자 아이오에쓰(IOS), 우리자산신탁을 상대로 인천지방법원에 소유권이전등기, 손해배상 등 청구 소송을 냈다. 우선분양 전환을 받을 권리가 발생했으니 각자 살던 집의 소유권을 넘겨달라는 취지다. 소송은 지난해 7월 변론기일을 마지막으로 진척이 없다. 일부 임차인은 집을 포기하고 떠났고, 남은 가구는 공매 논란까지 떠안았다.
iH는 2017년 웰카운티 3단지 550가구 중 외국인 전용 120가구를 민간 임대사업자인 IOS에 팔았다. 공공주택사업자가 임차인에게 분양 전환 의무를 다하기 전에 공공임대주택을 민간에 넘긴 이례적 사례다. 인천시는 감사에서 “공공주택사업자가 아닌 민간사업자에게 위법하게 매각했다”고 지적했다. 옛 공공주택 특별법상 공공임대주택은 다른 공공주택사업자에게 매각하거나 임대 의무기간의 절반이 지나 임차인에게 분양 전환하는 경우를 빼고는 팔 수 없다.
iH는 뒤늦게 매매계약 무효 소송을 냈지만 패소했다. 지난해 대법원은 매각의 위법성 논란과 별개로 계약 자체는 신의성실 원칙상 유지돼야 한다는 취지로 판결했다. 5년을 끈 소송에 분양 전환도 멈춰 섰다.
◇공공임대아파트가 공매 직전까지
금융권 이해관계까지 엮이며 일부 가구는 공매 직전까지 갔다. IOS가 아파트 매입 시 일으킨 600억원의 담보대출 때문이다. 최초 대주단이던 저축은행단은 채권을 부실 처리하고 지난해 이지스자산운용 등에 넘겼다. 부동산은 2021년 11월부터 우리자산신탁 명의의 담보 신탁에 묶여 있다. 지난해 말 이지스는 IOS에 변제를 요구하며 공실로 판단한 4가구에 대해 공매를 추진했다.
공매는 IOS 측의 가처분 신청이 인용돼 중단됐지만 이지스는 대주단의 권리 이행을 방해하고 있다며 IOS와 첨예한 대립을 이어가고 있다. 이지스는 IOS를 횡령 혐의로 형사고발한 상태다. IOS는 임차인에게 분양해주기 위해선 ‘깨끗한 등기부’가 마련돼야 한다며 지난 1월 우리자산신탁을 상대로 신탁등기 말소 소송을 제기했다. 이지스는 여기에 채무 면탈 목적이 있다며 반발하고 있다.
iH는 분양 전환 의무가 IOS에 넘어갔다며 손을 놓고 있다. 대주단 측은 “공매를 추진한다고 해도 임차인 보증금은 돌려주도록 할 것”이라면서도 “현재 구체적인 방법을 이야기하긴 어려운 단계”라고 말했다.
우연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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