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앉아서 수억 날리는 기업들 널렸죠”…프롬프트 다이어트 먼저라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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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앉아서 수억 날리는 기업들 널렸죠”…프롬프트 다이어트 먼저라는데

입력 : 2026.06.30 05:53

국내 1호 AI프롬프트 엔지니어 강수진
AI로 업부, 간결하게 써야 데이터 절약
두괄식 서술·중의어 빼야 결과물 좋아

국내 공채 1호 프롬프트 엔지니어이자 언어학 박사 출신인 강수진 더프롬프트컴퍼니 대표가 매일경제와 인터뷰하고 있다. [한주형 기자]

국내 공채 1호 프롬프트 엔지니어이자 언어학 박사 출신인 강수진 더프롬프트컴퍼니 대표가 매일경제와 인터뷰하고 있다. [한주형 기자]

“인공지능(AI) 시대 가장 경계해야 할 건, 나만의 언어를 잃는 겁니다.”

국내 공채 1호 프롬프트 엔지니어이자 언어학 박사 출신인 강수진 더프롬프트컴퍼니 대표는 생성형 AI 시대의 대응법으로 의외의 화두를 던졌다. AI 활용 요령보다 먼저 고민해야 할 것은 ‘자신만의 언어 지키기’라는 것이다.

강 대표는 “AI는 결국 인간이 만든 언어 데이터를 학습하는 거울과 같다”며 “AI가 만들어낸 문장에만 익숙해지다 보면 내 사고와 느낌을 표현하는 언어 감각을 잃어버릴 수 있다”고 말했다.

미국 하와이주립대에서 한국언어학 박사 학위를 취득한 강 대표는 한국어·영어·일본어 대화 분석과 상호작용 언어학을 연구해 온 학자다.

생성형 AI 플랫폼 기업 뤼튼테크놀로지스에서 2023년 국내 공채 1호 프롬프트 엔지니어로 채용돼 화제를 모았으며, 현재는 독립해 KB금융그룹·신한금융지주 등 기업 자문을 두루 진행하고 있다.

인문학적 배경, 큰 자산 될 것

강 대표는 자신이 프롬프트 전문가의 길을 걸을 수 있었던 건 언어학이라는 뿌리가 탄탄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고 말한다.

그는 “인문학이 기술과 융합될 때, 심도 있게 파고들었던 전문 분야가 핵심 역량이 된다”며 “현재 AI와의 대화를 분석하는 이론적 배경 또한 모두 언어학에서 온다”고 말했다. 유행하는 언어 모델이 수시로 바뀌고 기술 발전 속도도 빠른 생성형 AI 분야에서는 더욱 그렇다.

강수진 더프롬프트컴퍼니 대표가 매일경제와 인터뷰하고 있다. [한주형 기자]

강수진 더프롬프트컴퍼니 대표가 매일경제와 인터뷰하고 있다. [한주형 기자]

그는 “모델은 바뀌어도 AI가 이해하는 재료는 언어”라며 “단어의 미묘한 차이와 맥락을 폭넓게 읽어내는 능력이 경쟁력을 좌우한다”고 말했다.

그래서 지금도 그는 AI가 만들어낸 평균적인 문장이 아닌, 동시대 사람들이 실제로 사용하는 ‘오늘의 언어’를 놓치지 않기 위해 종이 신문을 꾸준히 읽는다.

강 대표는 “AI에 맞춰 내 표현도 점점 무미건조해지는 걸 느낀다”며 “때론 어설프거나 과도하게 멋을 부릴지언정 사람이 쓴 온도가 살아 있는 글을 읽기 위해 의식적으로 노력한다”고 말했다.

한국어만의 프롬프트 작성법 따로 있어

그렇다면 그가 추천하는 프롬프트 작성에서 꼭 지켜야 할 수칙은 뭘까.

그는 “한국어는 조사 하나로도 의미가 변화하고 눈치와 존댓말 등을 포함한 고맥락 언어”라고 언급하며 이 같은 특성을 잘 고려해야 AI 답변의 정확도도 높아진다고 설명했다.

첫째, 미괄식 구조는 금물이다. ‘한국말은 끝까지 들어봐야 한다’라는 상식과는 달리 AI에는 두괄식으로 용건부터 말해야 한다.

둘째, 단일어를 사용해야 한다. 표현이 다채로운 한국어의 특성상 중의어·다의어를 넣으면 AI 환각이 쉽게 일어난다는 것이다. 그는 “긴 문장을 짧게 줄일 때도 ‘줄인다’라는 표현 대신 ‘요약하다’ 혹은 ‘ 발췌하다’라는 하나의 의미를 지닌 단어를 쓸 때 정확도가 높아진다”고 덧붙였다.

셋째, 상황적 맥락을 많이 넣어야 한다. 구체적인 상황과 맥락을 입력할수록 원하는 결과값을 얻을 수 있다는 얘기다. 예컨대 ‘40대 여성 변호사가 의뢰인에게 상담하는 톤’이라고 지시하면 적절한 높임법과 전문용어, 설명의 깊이 등까지 AI에 각인할 수 있게 된다.

프롬프트, 기업 경쟁력과도 직결

그는 “기업들도 무턱대고 AI를 도입하던 시기를 지나 이젠 최적화된 사용법이 중요해진 시점”이라며 “프롬프트를 어떻게 작성하는지가 향후 기업 생산성을 결정짓는 주요 요소가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자음·모음 조합형 언어인 한국어는 대규모언어모델(LLM)이 처리할 때 드는 토큰(AI가 단어를 분석해 이해하는 최소 단위)이 영어보다 2~3배 더 많이 소모되기 때문이다. 기업용 AI 엔진은 사용하는 토큰 양에 따라 과금되기 때문에, 정리되지 않은 비효율적 프롬프트 사용이 곧 비용 증대를 부르는 구조라는 설명이다.

강 대표는 “모든 직원이 같은 수준의 모델을 쓸 필요가 없는데, 실제로 한 달에 10억원 이상 쓰고 있는 기업이 허다하다”며 “프롬프트 다이어트만 해도 비용을 절반 가까이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한국어 AI, 가꾸고 돌봐나가야

강수진 더프롬프트컴퍼니 대표가 자신이 쓴 ‘지적 대화를 위한 AI 언어수업’ 책을 들어보이고 있다. [한주형 기자]

강수진 더프롬프트컴퍼니 대표가 자신이 쓴 ‘지적 대화를 위한 AI 언어수업’ 책을 들어보이고 있다. [한주형 기자]

마지막으로 강 대표는 우리 모두가 AI를 돌보고 가꿔 나가야 할 의무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AI가 보이는 결함 상당수는 인간의 행동에서 비롯된다”며 “가짜뉴스나 과도한 아첨 등도 인간들이 만들어 둔 데이터를 그대로 학습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그는 “초등학교 저학년인 조카들은 벌써부터 생성형 AI와 숙제를 하고, 친구처럼 고민 상담도 하면서 지낸다”며 지금 성인들이 AI와 하는 대화가 곧장 미래 세대가 사용하는 언어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꼬집었다.

“프롬프트 엔지니어이기에 앞서 언어학자로서 생성형 AI 시대의 한국어에 대해 더욱 심도 있게 파고들어 연구할 계획입니다. 단 미래 세대에게 물려줄 훌륭한 ‘한국어 AI’를 만드는 건 사용자 모두의 노력이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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