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교부금 10년 새 두배 불어
OECD “한국 1인당 교육비 급증”
초중고 재정지출은 주요국 상위권
고등교육 지출은 그리스·칠레와 비슷
학령인구가 급감하고 있지만 내국세에 연동돼 기계적으로 불어나는 지방교육재정교부금(교육교부금) 제도를 전면 개편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초중고에만 갇혀 있는 막대한 재원을 대학 경쟁력 강화와 평생교육, 유보통합 등에 재배분해야 한다는 의견이다. 특히 한국은 주요 선진국과 비교해서도 초중고 학생 1인당 교육 재정 규모가 가장 빠르게 늘고 있어 인구구조 변화에 맞춘 개편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10일 국가데이터처에 따르면 주민등록인구상 6~17세인 초중고 학령인구는 2016년부터 올해까지 10년 새 100만명 이상 줄어드는 데 반해, 교육교부금은 40조원대에서 80조원으로 두 배 가까이 불어날 전망이다.
이에 따라 학생 1인당 교육교부금은 올해 1500만원을 돌파할 것으로 보인다. 반면 고등교육에 투입되는 고등·평생교육지원특별회계(고특회계)는 올해 16조원 규모로, 대학생 인구 1인당 예산은 868만원에 그친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교육지표 2025(Education at a Glance 2025)’에 따르면 2015년부터 2022년까지 한국의 학생 1인당 초·중등 교육 정부 지출 증가율은 72.1%로, OECD 평균 13.5%를 크게 웃돌며 조사 대상 49개국 중 가장 높았다. OECD는 보고서에서 “학생 수 감소에도 교육 투자를 늘리면서 학생 1인당 교육비가 크게 증가했다”며 칠레·아일랜드·한국을 대표 사례로 제시했다.
또 한국의 학생 1인당 초중고 교육 정부 지출은 2022년 기준 2만1476달러로 OECD 평균인 1만2438달러를 크게 웃돌았다. 한국, 룩셈부르크, 스위스가 초중고 교육 투자 규모가 가장 큰 국가군으로 직접 언급됐다. 2022년 교육교부금 등 정부가 지출한 총교육비를 기준으로 한다.
반면 고등교육 부문은 정반대 양상을 보였다. 한국의 학생 1인당 고등교육 정부 지출은 6617달러에 그쳤다. OECD 평균인 1만5102달러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다. 회원국 38개국 가운데 그리스와 칠레 다음으로 낮았다.
앞서 교육부와 한국교육개발원은 동일한 OECD 지표를 분석해 1인당 공교육비 지출액이 1만9805달러, 고등교육 부문은 1만4695달러라고 발표했다. 하지만 이는 정부 재정뿐 아니라 민간 부담금과 해외 재원까지 모두 포함한 수치다. 순수 정부 지출만 떼어놓고 보면 한국의 고등교육 지원 수준은 OECD 최하위권인 셈이다.
실제 올해 추가경정예산을 반영한 교육부 총예산은 111조1733억원으로 지난해보다 4조8125억원 증가했다. 그러나 증가분 대부분은 교육교부금으로 배분됐고, 고특회계 예산 증가액은 403억원 수준에 그쳤다.
교육교부금은 내국세에 연동되는 것과 달리, 고특회계와 영유아특별회계는 교육세 전입금을 주로 활용하기 때문이다. 올해 교육세 수입은 5조6000억원으로 전망되는데, 고특회계와 영유아특별회계, 교육교부금으로 각각 투입된다. 다만 최근 증시 활황으로 금융·보험업 교육세 수입도 증가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에 교육교부금 규모가 훨씬 큰 만큼 교육교부금이 투입되는 업무범위를 늘리거나 특별회계와의 칸막이를 허물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특히 현 정부 핵심과제인 ‘서울대 10개 만들기’ 등 지역 거점 대학을 육성하려면 고등교육 투자 확대가 절실하다는 지적이다.
서울대 수준의 연구 역량과 교육 인프라스트럭처를 갖춘 거점국립대 육성에는 장기간 대규모 재정 투입이 필수이지만, 현재 교육재정 구조로는 안정적인 재원 확보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현재 서울대에는 정부 재정이 연간 약 6000억원 투입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단순 적용하면 서울대 수준의 재정 지원을 받는 대학 10곳을 육성하기 위해서는 연간 6조원 안팎의 예산이 필요한 셈이다. 하지만 올해 고특회계에서 관련 예산은 8855억원에 불과하다.
또 영유아특별회계를 활용해 유치원은 교육청, 어린이집은 지방자치단체가 관리하는 체계를 일원하하기 위한 유보통합에 재정을 투입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경력단절여성 재교육, 혁신도시 인재 양성, 중장년 직무전환 교육 등 평생교육 또한 향후 재정 확대가 필요한 분야로 꼽힌다.
교육교부금 개편이 단순한 예산 조정을 넘어 대학 경쟁력 강화와 평생교육 체계 구축, 지역 산업 육성을 함께 추진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기대가 나온다.
김학수 한국개발연구원(KDI) 선임연구위원은 “교부금 산정방식을 고친 이후 절감된 재원을 어떻게 배분할 것인지 논의해봐야 한다”며 “고등교육에 더 투자한다면 어떤 노동시장 성과로 이어질 수 있을지, 인공지능(AI) 대변혁 시대에 어떤 분야의 재정 지원이 시급할지 전반적으로 고민해봐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김 선임연구위원은 2021년 보고서에서 교부금을 경상성장률과 학령인구에 연동하자고 제안한 바 있다. 중장기적으로 지자체 몫인 지방교부세와 통합 운영해 교육 지출을 인구 변화에 맞춰 유연화해야 한다는 필요성도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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