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자컴퓨터 시대, 비트코인보다 은행 내 현금이 더 위험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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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처캐피털 투자자 팀 드레이퍼, X 게시글에서 밝혀
"구식인프라로 운영되는 은행시스템, 양자컴에 더 위험"
"비트코인 문제 돼도 안전한 마지막 블록으로 되돌릴 수 있어"
"비트코인 향후 18개월 내 25만달러까지 가능" 전망 유지

  • 등록 2026-06-11 오전 6:42:52

    수정 2026-06-11 오전 6:42:52

[이데일리 이정훈 기자] 유망한 벤처캐피털 투자자인 팀 드레디퍼(Tim Draper)는 양자컴퓨터가 비트코인(BTC)을 무너뜨릴 것이라는 우려는 과장됐다고 주장했다. 오히려 전통적인 은행시스템과 그 내부에 예치된 달러화가 더 큰 보안 위험에 노출돼 있다고 지적했다.

팀 드레이퍼

드레이퍼는 10일(현지시간) 자신의 X(옛 트위터)계정에 올린 게시글에서 “내가 보유한 비트코인이 은행 계좌에 있는 현금보다 더 안전하다”며 이 같이 말했다.

드레이퍼는 양자컴퓨터가 결국 비트코인의 암호기술을 해독할 수 있다는 우려에 대해, “금융기관들이 사용하는 기존 인프라가 비트코인 네트워크보다 훨씬 먼저 공격받을 가능성이 높다”며 “양자컴퓨터는 블록체인을 건드리기 훨씬 전에 은행 시스템을 먼저 무너뜨릴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사람들은 양자컴퓨터가 비트코인의 암호화를 깨뜨릴까 봐 걱정하지만, 은행들은 비트코인을 포트 녹스(Fort Knox)처럼 보이게 만드는 구식 인프라 위에서 운영되고 있다”며 “설령 비트코인은 그 네트워크에 문제가 발생하더라도 전체 노드 운영자들이 마지막으로 안전했던 블록 시점으로 되돌릴 수 있지만 은행시스템에는 그런 선택지가 없다”고 강조했다.

물론 특정 시점으로 체인을 되돌리는 포크(fork)는 기술적으로 가능하지만, 이를 위해서는 수많은 노드 운영자와 채굴자의 합의가 필요하다는 전제가 있다. 또한 이는 비트코인이 강조해 온 ‘불변성(immutability)’ 원칙과 충돌할 수도 있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의견은 엇갈린다. 비트코인 투자자 라크 데이비스는 드레이퍼의 주장에 대체로 동의했다. 데이비스는 사용자가 기본적인 보안 수칙만 지킨다면 개인 키가 도난당하지 않는 한 비트코인 보유 자산이 은행 예금보다 안전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또한 양자컴퓨터는 결국 기존 금융권의 모든 보안 체계에도 위협이 될 것이라며, 비트코인만 문제 삼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말했다.

온체인 분석가인 제임스 체크는 지난 4월 발표한 분석에서 “공개키가 노출된 630만 BTC가 위험에 처해 있다”는 일반적인 주장에 과장이 섞여 있다고 지적했다. 그에 따르면 위험에 노출된 물량 상당수는 거래소와 수탁업체가 보유하고 있으며, 이들 기관은 이미 양자컴퓨터 대응책을 마련하고 있다.

실질적으로 위험성이 높은 물량은 초기 비트코인 주소 형식인 P2PK(Pay-to-Public-Key)에 보관된 약 171만6000 BTC 정도라고 분석했다. 이 물량 대부분은 비트코인 초창기 채굴 보상으로 생성된 뒤 사실상 영구적으로 분실된 코인으로 추정된다.

반면 보안 전문가인 제임슨 로프는 드레이퍼와 정반대 입장을 내놓고 있다. 비트코인 지갑 업체 카사(Casa) 공동 창업자인 로프는 양자컴퓨터에 취약한 주소를 동결하는 BIP-361 제안의 공동 작성자이기도 하다.

그는 은행들이 양자컴퓨터 위협에 대응하는 속도가 비트코인보다 훨씬 빠를 수 있다고 주장한다. 은행은 내부 결정만으로 보안 시스템을 업그레이드할 수 있지만, 비트코인은 프로토콜 변경을 위해 광범위한 분산 합의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롭은 비트코인이 양자내성(quantum-resistant) 암호체계로 완전히 전환하는 데 최대 10년이 걸릴 수 있다고 추정했다. 그는 이것이 핵심 차이라고 설명했다.

결국 양자컴퓨터가 비트코인에 미칠 영향에 대해서는 업계 내에서도 의견이 엇갈리고 있으며, 현재로서는 기술 발전 속도와 비트코인 커뮤니티의 대응 능력이 향후 위험 수준을 결정할 핵심 변수로 평가된다.

한편 이날 드레이퍼는 오래전부터 주장해 온 비트코인 강세론도 다시 언급했다. 그는 올해 초 인터뷰에서 언젠가는 소매업체들이 “오직 비트코인만 결제수단으로 받는 시점”이 올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만약 그런 상황이 현실화되면 달러에 대한 대규모 신뢰 위기가 발생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드레이퍼는 비트코인 가격 전망에 대해서도 낙관적이다. 그는 올해 4월 기존에 제시했던 목표가를 다시 언급하며 향후 18개월 내 비트코인 가격이 25만달러에 도달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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