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년 부진했던 기관들 대약진…재무성과 도로교통공단 '최우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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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2026년 공공기관 경영평가]②
88개 공기업·준정부기관 작년 성과 살펴보니
'낮은 부채비율' 산업인력公·강원랜드 상위권
한전, 역대급 영업익에도 206조 부채가 '발목'
청년·여성·비수도권 채용 늘린 기관 좋은 평가
LH·동서발전 등 사망사고 발생 기관은 '낙제...

  • 등록 2026-06-11 오전 5:00:03

    수정 2026-06-11 오전 6:42:07

[이데일리 김형욱 정두리 기자] 정부의 공공기관 경영평가를 앞두고 재무와 인력 운영 성과, 보수·복리후생관리 등 지표를 토대로 공기업과 준정부기관의 성과를 점검한 결과 지난해 정부 평가에서 부진했던 기관들의 약진이 두드러진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경영평가에서 ‘D(미흡)’등급을 받았던 한국산업인력공단이 종합 1위에 올랐고, ‘C(보통)’ 등급인 한국에너지공단과 해양환경공단도 각각 2~3위를 차지했다.

한국도로교통공단, 재무 부문서 1위

10일 이데일리가 88개 공공기관의 경영정보 공개시스템(알리오)에 공시된 지표를 분석한 결과 재무 부문에선 한국도로교통공단의 점수가 가장 높았다. 인력운용과 보수·복리후생관리 부문에선 각각 한국에너지공단과 서울올림픽기념국민체육진흥공단이, 안전관리 부문에선 국토안전관리원이 최고점을 받았다.

재무평가는 정부가 공공기관에 가장 강하게 요구해온 ‘부채 감축’ 성과를 대표적으로 보여주는 수치다. 공기업의 경우 100점 만점 중 배점이 15.5점에 이른다. 계량지표만으로 한정했을 경우 22.5점 중 11.5점으로 그 비중이 절반 이상이다.

이번 평가에선 한국도로교통공단과 함께 산업인력공단, 강원랜드가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세 기관 모두 부채비율이 20%에 머물렀고 수익성 지표도 양호한 것으로 조사됐다.

정부의 재무개선 요구에 따라 342개 전체 공공기관의 부채비율은 지속적으로 감소하는 추세다. 2023년 182.9%까지 늘었던 부채비율은 2024년 180.5%, 2025년 174.1%로 2년 새 8.8%포인트 내렸다. 공공기관 총부채의 4분의 1에 이르는 부채를 떠안고 있는 한국전력(015760)공사(한전)가 지난해 13조 4906억원이라는 역대최대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부채비율을 낮춘 영향이 컸다.

반면 한국철도공사(코레일·88위)와 한국토지주택공사(LH·87위)는 재무평가에서 최하위권에 머물렀다. 두 기관 모두 대형 정책 사업을 수행하는 과정에서 높은 부채비율을 떠안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코레일의 경우 부채비율이 259.9%에서 280.2%로 늘었고, LH의 부채비율도 같은 기간 217.7%에서 230.8%로 증가했다.

[이데일리 이미나 기자]

◇에너지공단, 직원수 유지하며 사회형평 채용 늘려

인력운영 부문에선 에너지공단과 산업인력공단, 한전이 높은 점수를 받았다. 최근 공공기관 인력정책은 단순한 인원 확대보다 정원을 효율적으로 관리하면서도 청년과 여성, 장애인, 지역인재 등 사회형평을 고려할수록 좋은 평가를 받는다.

에너지공단은 지난해 임직원 수를 전년과 비슷한 758명으로 유지하면서도 72명의 정규직을 신규 채용하며 청년과 여성, 지역인재 채용을 확대한 것으로 나타났다.

직원 보수나 복리후생을 얼마나 잘 관리했느냐를 측정하는 보수·복리후생관리 평가에선 서울올림픽기념국민체육진흥공단과 한국방송광고진흥공사(코바코), 국립공원공단 등이 좋은 점수를 받았다. 직원 보수 인상 폭은 1.2%, 복리후생비 총액은 동결하며 안정적으로 관리했고, 임원과 직원 간 보수 격차도 2.31배로 낮은 수준을 유지했다.

안전관리 부문에선 국토안전관리원과 에스알(SR), 한국무역보험공사, 한전KDN 등이 상위권에 올랐다. 산업재해·안전사고 사망자가 발생하지 않은 것은 물론 정부의 안전관리등급 심사와 안전활동 수준 평가 결과도 좋았다.

반면 LH와 한국동서발전, 한국농어촌공사, 한국도로공사의 4곳은 88개 기관 중 가장 낮은 점수를 받았다. 동서발전의 경우 지난해 11월 해체 중이던 울산화력발전소 보일러 타워 붕괴로 사망 사고가 발생했으며, 다른 곳도 건설 발주 등 과정에서 사망 사고가 발생하며 ‘낙제점’을 받았다.

박진 한국개발연구원(KDI) 국제정책대학원 교수는 “새 정부 들어 가장 강화된 평가기준은 안전 분야”라며 “안전사고 여부가 기관 간 변별력을 가르는 가장 중요한 요소가 될 수 있다”고 했다.

친환경·탄소중립 노력도 정부의 주요 평가 항목이지만 이번 평가엔 반영하지 않았다. 2025년 온실가스 감축과 에너지 사용량은 아직 공시 이전이기 때문이다.

정부는 이달 말 재정경제부 공공기관운영위원회를 열고 2025년 공공기관 경영평가 결과를 확정할 예정이다. 특히 이번 평가는 새 정부가 처음 발표하는 공공기관 성적표라는 점에서 관심을 끌고 있다.

각 기관은 S·A·B·C·D·E 평가 결과에 따라 통상 총급여의 약 15%를 차지하는 경영평가 성과급을 차등 지급받는다. 기관 차원에서도 경비 증액·삭감 조치가 뒤따른다. 특히 D(미흡) 이하 평가를 받은 기관은 경고나 기관장 해임 등 추가 조치가 있을 수 있다.

임도빈 서울대 행정대학원 교수는 “정권이 교체된 지난해에 대한 평가인 만큼 새 정부 정책이 얼마만큼 반영됐는지는 결과가 나와 봐야 알 수 있을 것”이라며 “한전의 경우 높은 부채 탓에 재무 정량평가에서 불리하지만, 이를 에너지 위기 속 산업 경쟁력을 떠받친 공공 역할로 평가한다면 긍정적인 결과가 나올 수 있다”고 말했다.

[이데일리 김일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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