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8년 가상 시나리오, 러시아가 승리한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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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토(NATO: 북대서양조약기구)’는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소련의 군사적 위협에 맞서 ‘집단 안전 보장’의 의미로 탄생했다. 유럽의 주요 국가들은 물론이고 미국과 캐나다까지 동참했고, 단순한 군사 동맹을 넘어 자본주의와 민주주의를 수호하는 가장 강력한 서방 세계 연합체로 여겨졌다. 하지만 2022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나토의 결속력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취임하고 자국우선주의를 표방하면서 나토의 역할에 대한 의구심이 커지고 있어서다. 6월 24~26일 치러질 나토 정상회의에 국제사회의 시선이 쏠리는 이유다.

2028년 가상 시나리오, 러시아가 승리한다면?

독일에서는 지난 3월 출간된 <러시아가 승리한다면(Wenn Russland gewinnt)>이란 책이 화제다. 국제정치학 교수이면서 군사 문제 전문가로 정치 관련 토크쇼에 자주 등장하는 카를로 마살라(Carlo Masala)가 쓴 이 책은 2028년의 국제 정치 상황을 예측해보는 ‘가상 시나리오’다. 러시아의 전쟁 야욕에 맞서 나토가 과연 제 기능을 할 수 있을지 예리하고 냉정하게 분석해본다. 영국 미국 네덜란드 핀란드 이탈리아 일본 등 10개국 이상에 번역 저작권이 팔렸고, 곧 영어와 일본어 번역서가 현지에서 출간될 예정이다.

러시아군이 결국 우크라이나군과의 전쟁에서 승리하고, 다시 키이우를 향해 진격한다. 젤렌스키 대통령과 우크라이나 정부가 무너지고, 그 자리에 권위주의적인 친러시아 정부가 들어선다. 러시아는 계속해서 전시 체제를 유지하며 군대의 전력을 재건한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와의 전쟁에서 중요한 교훈을 얻었고, 중국과 이란, 그리고 북한 등 주요 동맹국들을 무장시킨다. 그 사이 미국은 태평양에서 임박한 중국과의 전쟁에 집중하기 위해 유럽에서의 병력을 대부분 철수시킨다. 그리고 2028년 3월의 어느 온화한 날 아침, 러시아 전차들이 대규모 미사일 공격과 함께 발트 3국으로 진격한다.

러시아 군대는 먼저 에스토니아의 작은 국경도시 나르바(Narva)를 점령한다. 러시아와 국경을 맞대고 있는 나르바에는 나토 연합군이 주둔하고 있다. 하지만 주민 대다수는 러시아 여권을 보유하고 있다. 오래전부터 서방 세계와 러시아 사이의 갈등을 상징하는 장소가 나르바였다. 러시아는 나토의 정치적 결속력을 시험하고 정치적 혼란을 초래하기 위해 이곳을 최우선 공격 대상으로 선택했다. 이제 벨기에 브뤼셀에 있는 나토 본부에서는 중대한 결정을 내려야만 한다. 나토 조약 5조(동맹국 중 한 곳이 공격받으면 모든 동맹국이 공격받은 것으로 간주해 공동 대응)가 과연 적용될까? 동맹은 어떤 결정을 내릴까? 그들은 과연 핵전쟁의 위험까지 감수할 수 있을까?

우리는 모든 것이 결국 잘 풀릴 것이라는 믿음에 익숙해져 있다. 하지만 만일 그렇게 되지 않는다면?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승리한다면? 2028년의 가상 시나리오에는 오늘날 국제사회 앞에 놓인 일촉즉발의 위기가 극적으로 묘사돼 있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점령하게 된다면, 이후 유럽 전역과 전 세계에 어떤 충격적인 결과가 나타날지 생생하게 보여준다. <러시아가 승리한다면>은 머지않은 미래의 가상 시나리오를 통해,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의 본질이 무엇인지 분명하게 알려준다.

홍순철 BC에이전시 대표, 북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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