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악성 미분양 주택 2만 6000가구, 12년 만에 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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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최정희 기자] 전국적으로 악성(준공 후) 미분양 주택이 2만 6000가구를 넘으면서 약 12년래 최대치를 기록하고 있다. 특히 대구, 경상도 지역에 악성 미분양 주택이 3000가구를 넘었다. 악화된 경기에 주택 인허가·착공·분양 등의 실적도 위축되고 있다. 서울시의 토지거래허가제 해제로 3월 주택 거래가 반짝 증가했지만 4월 들어선 소폭 둔화했다.

출처: 국토교통부

◇ 전국 악성 미분양 1년 9개월째 증가

30일 국토교통부가 발간한 ‘4월 주택통계’에 따르면 전국의 미분양 주택은 4월말 6만 7793가구로 집계됐다. 전월(6만 8920가구) 대비 1.6%(1127가구) 감소했다. 석 달 연속 감소세다.

수도권은 1만 5905가구, 지방은 5만 1888가구로 각각 전월(1만 6528가구, 5만 2392가구) 대비 3.8%(623가구), 1.0%(504가구) 감소했다. 수도권은 석 달 연속, 지방은 넉 달 연속 감소한 것이다.

반면 전국 악성 미분양 주택은 2023년 8월 이후 1년 9개월째 증가하고 있다. 4월말 전국 악성 미분양 주택은 2만 6422가구로 2013년 8월(2만 6453가구) 이후 11년 9개월 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다. 전월(2만 5117가구) 대비 5.2%(1305가구) 증가했다.

전국에서 악성 미분양 주택이 가장 많은 곳은 대구로 3776가구로 집계되고 있다. 대구는 악성 미분양이 쌓이면서 수 년째 후분양제로 분양하는 아파트들이 늘어나고 있다. 그러나 후분양 아파트들은 수요자들의 주택 매수 부담이 큰 탓에 수요가 받쳐주지 않으면 분양 즉시 악성 미분양으로 전락하게 된다. 경북과 경남은 각각 3308가구, 3176가구의 악성 미분양 주택을 보유하고 있다. 부산(2462가구), 전남(2364가구)의 악성 미분양 주택도 많은 편이다.

정부가 악성 미분양 주택을 줄이기 위해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지방의 악성 미분양 주택을 매입하도록 했으나 58개 업체, 3536가구가 매입 신청을 한 것으로 조사됐다. 다만 이는 전체의 13%에 불과해 언발에 오줌누기란 지적이 나온다. 반면 서울을 포함한 수도권은 악성 미분양 주택이 4525가구로 전달(4574가구) 대비 1.1%(49가구) 감소했다.

수도권보다 더 많은 지방 준공, 미분양 늘어나나

악성 미분양 주택이 쌓이는 가운데 주택 인허가, 착공, 분양 실적이 전반적으로 악화했다. 특히 미분양이 심각한 지방을 중심으로 위축됐다.

4월 주택 인허가 실적은 2만 4026가구로 전월대비(22.6%) 감소했을 뿐 아니라 올 들어 4월 누적으로도 9만 14가구에 그쳤다. 전년동기 대비 12.2% 쪼그라든 것이다. 아파트만 보더라도 4월 누적 7만 9219가구로 12.6% 감소했다.

출처: 국토교통부

서울 주택 인허가 건수는 4월 1821가구로 전월비 75.2% 감소했지만 4월 누적으론 1만 6787가구 인허가를 받으면서 전년동기 대비로는 134.5% 증가했다. 수도권도 4월 누적 23.9% 늘어난 5만 1537가구로 집계됐다. 그러나 지방은 악성 미분양이 쌓임에 따라 4월 누적 인허가 실적이 3만 8477가구에 그쳤다. 36.8% 감소한 것이다. 4월 한 달만 보더라도 9765가구로 전월비 38.5% 줄었다.

주택 착공 실적은 전국 2만 5044가구로 전월비 81.8% 증가했다. 그러나 4월 누적은 5만 9065가구에 그쳐 전년동기비 33.8% 감소했다. 아파트만 보더라도 4만 8706가구로 37.5% 줄었다.

수도권 주택 착공은 4월 누적 3만 6058가구, 지방은 2만 3007가구로 각각 32.3%, 36.0% 감소했다. 서울도 8357가구로 21.2% 줄었다.

4월 전국 분양 실적은 2만 214가구로 전월비 133.8% 증가했다. 4월 누적으로 보면 4만 1685가구로 전년동기비 41% 감소했다. 일반 분양은 3만 1599가구로 37.6% 쪼그라들었다. 임대주택도 1218가구로 72.3% 감소했다. 수도권과 지방은 각각 2만 2600가구, 1만 9085가구로 21.7%, 54.3% 줄었다. 전국 준공 실적도 4월 누계 기준 13만 9139가구로 9.8% 쪼그라들었다. 수도권은 6만 2886가구, 지방은 7만 6253가구로 각각 1.6%, 15.6% 감소했다. 다만 지방의 준공 물량이 수도권을 넘어서면서 지방의 미분양이 쌓일 우려는 커지고 있다. 아파트와 비아파트 준공 실적은 각각 12만 9354가구, 9785가구로 7.1%, 34.3% 감소했다.

4월 누계 주택 거래, 전년동기비 12.2%↑

주택 매매는 전국 6만 5421건이 이뤄지면서 전월 대비 2.7% 감소했다. 4월 누계로는 22만 1700건으로 전년동기비 12.2% 증가했다. 수도권은 4월 누계 11만 1248건으로 28.8% 증가했고 지방은 11만 452건으로 0.7% 줄어들었다. 최근 5년간 4월 누계 평균으로 보더라도 각각 13.9%, 19.6% 감소한 것이다. 서울만 보면 토허제가 해제됐던 3월 1만 2854건이 거래됐으나 4월엔 1만2017건으로 전월비 6.5% 감소했다. 아파트만 보면 9349건에서 8029건으로 14.1% 줄었다.

4월 전국 주택 전월세 거래량은 22만 8531건으로 전월비 4.4% 감소했다. 4월 누계로 보면 94만 6490건으로 5.7% 쪼그라들었다. 월세 거래량 비중은 전체 전월세 거래량의 60.4%로 전년동기비 2.4%포인트 상승했다. 비아파트만 보면 74.8%로 4.3%포인트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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