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D 뮌헨 라이브] 뱃살 출렁이고 턱선 사라져도 우리네 영웅들은 그때 그대로…피구, 리베리, 마테우스 등 레전드들이 자극한 향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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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시대를 풍미한 축구 레전드들이 30일(한국시간) 독일 뮌헨 SAP 가든에서 진행된 ‘UEFA 얼티밋 챔피언스 레전드 토너먼트’를 앞두고 한데 어우러져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뮌헨(독일)|남장현 기자

한 시대를 풍미한 축구 레전드들이 30일(한국시간) 독일 뮌헨 SAP 가든에서 진행된 ‘UEFA 얼티밋 챔피언스 레전드 토너먼트’를 앞두고 한데 어우러져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뮌헨(독일)|남장현 기자

날렵한 몸매는 사라지고 배가 불룩 튀어나왔다. 날카롭던 얼굴선 대신 주름과 두툼한 턱이 생겼다. 한시절, 한시대 세계 축구계를 호령했던 레전드들은 바뀐 자신의 모습을 의식한 듯 조금은 멋쩍은 표정으로 인조잔디로 예쁘게 조성된 미니 그라운드에 입장했다.

그러나 올드 팬들의 호응은 그대로였다. 장내 아나운서가 슈퍼스타들의 이름을 호명할 때면 아낌없는 박수갈채로 반겼고 마음은 여전히 청춘인 선수들의 예기치 못한(?) 좋은 플레이가 나올 때마다 쩌렁쩌렁한 환호성으로 시계를 과거로 돌렸다.

파리 생제르맹(PSG·프랑스)과 인터 밀란(이탈리아)의 2024~2025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파이널을 앞둔 30일(한국시간) 독일 뮌헨 올림피아 파르크 인근 SAP 가든에선 아주 특별한 이벤트가 진행됐다. 과거 UCL 무대에서 활약했고 지금은 은퇴한 유명 선수들이 두루 참여한 ‘얼티밋 챔피언스 레전드 토너먼트’다.

이는 UEFA가 29일부터 6월 1일까지 진행하는 ‘챔피언스 팬 페스트’의 메인 행사로 지난 10여년 간 전 세계 팬들의 큰 사랑을 받아왔다. 올해엔 24명이 4개 팀으로 나뉘어 함께 했는데 언제나 그랬듯이 참가자들의 면면부터 대단했다.

루이스 피구(피구)가 이끈 ‘피구FC’엔 에드윈 판 데 사르, 카푸, 로베르 피레, 가이즈카 멘디에타 등이 속했고, 로타르 마테우스가 주장을 맡은 ‘마테우스 마스터즈’엔 프랭크 리베리와 에릭 아비달, 디트마 하만 등이 합류했다.

클라렌스 시드로프가 지휘한 ‘로얄 시드로프’에는 페테르 체흐와 마르코 마테라치, 크리스티앙 카랑뵈, 루이스 가르시아가 있었고 카카가 이끈 ‘카카의 왕들’엔 옌스 레만, 올리버 비어호프, 안드레스 이니에스타 등이 함께 땀흘렸다.

물론 몸은 예전같지 않았다. 지구촌 남성들의 애국가로 불리우곤 하는 ‘UCL 주제곡’이 울려퍼지는 가운데 비장한 표정으로 도열했을 때만 그럴싸했다. 시원하고 쾌적한 실내체육관에서 진행됐음에도 짧은 거리를 왕복하자마자 레전드들의 얼굴엔 땀으로 범벅이 됐고 거친 숨을 몰아쉬면서 무릎을 움켜잡는 이도 있었다. 심지어 어이없이 빗나가는 슛을 시도하자마자 다리가 풀려 쓰러지기도 했고, 가랑이 사이로 실점하기도 했다.

그러나 토너먼트로 진행된 승부는 SAP 가든 스탠드를 가득 채운 1만1000여 명의 팬들과 200여 명의 취재진에겐 전혀 중요하지 않았다. 빠르든 느리든, 멋지든 그렇지 않든 그저 초록 잔디를 다시 내달리는 영웅들을 보고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모두가 행복에 젖어들었다.

이는 선수들도 마찬가지였다. 이곳을 연고로 한 바이에른 뮌헨에서 활약했고 이벤트 내내 가장 뜨거운 응원을 받은 리베리는 “정말 대단하다. (UCL 파이널이 열릴) 알리안츠 아레나로 돌아간 듯한 벅찬 감정”이라고 말한 뒤 주먹을 불끈 쥐며 응원 구호를 외쳐 현장의 모두를 열광케 했다.

한 시대를 풍미한 축구 레전드들이 30일(한국시간) 독일 뮌헨 SAP 가든에서 진행된 ‘UEFA 얼티밋 챔피언스 레전드 토너먼트’를 앞두고 호명되자 뜨거운 함성이 터져나왔다. 뮌헨(독일)|남장현 기자

한 시대를 풍미한 축구 레전드들이 30일(한국시간) 독일 뮌헨 SAP 가든에서 진행된 ‘UEFA 얼티밋 챔피언스 레전드 토너먼트’를 앞두고 호명되자 뜨거운 함성이 터져나왔다. 뮌헨(독일)|남장현 기자


한 시대를 풍미한 축구 레전드들이 30일(한국시간) 독일 뮌헨 SAP 가든에서 진행된 ‘UEFA 얼티밋 챔피언스 레전드 토너먼트’를 앞두고 몸을 풀고 있다. 뮌헨(독일)|남장현 기자

한 시대를 풍미한 축구 레전드들이 30일(한국시간) 독일 뮌헨 SAP 가든에서 진행된 ‘UEFA 얼티밋 챔피언스 레전드 토너먼트’를 앞두고 몸을 풀고 있다. 뮌헨(독일)|남장현 기자

뮌헨(독일)|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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