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업체들 공세에 삼성 '맞불'…보급형 늘려 '가성비 전면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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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삼성전자 서초사옥. 사진=연합뉴스

서울 삼성전자 서초사옥. 사진=연합뉴스

삼성전자가 주요 제품 중심으로 '보급형 모델'을 늘려 시장 영향력을 키운다. 중국 업체들이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 제품을 쏟아내면서 물량 공세를 펼치자 맞불을 놓는 것이다. 중저가 시장 공략을 통해 점유율 회복을 노린다는 복안이다.

2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TV △스마트폰 △웨어러블 기기 △완전 무선이어폰(TWS) 등 주요 제품 시장경쟁력 확보를 위해 보급형 모델 중심으로 대응에 나서기로 했다.

삼성전자는 글로벌 TV 1위 업체지만 갈수록 중국 업체들과의 격차가 줄어들고 있다. 삼성전자가 공시한 사업보고서를 보면 지난해 TV 시장 점유율은 28.3%로 2017년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회사 측은 중저가 TV 시장이 확대되는 상황을 지켜보면서 올 1월 실적 발표 당시 "프리미엄뿐 아니라 보급형 TV 제품군 경쟁력을 강화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지난달 30일 실적 발표에서도 "TV 시장은 QLED 75인치 대형 TV 제품군 수요가 지속 증가하고 있고 엔트리급 중심으로도 수요가 늘고 있다"면서 "중저가 TV 비중이 확대되고 경쟁이 심화되는 시장 환경 속에서 삼성전자 TV만의 경쟁력 강화로 시장점유율 회복을 추진하겠다"고 했다.

당장 보급형 신제품을 추가 출시할 계획은 없지만, 최근 선보인 2025년형 TV 제품군 가운데 중저가 모델로 분류되는 신작 판매를 확대한다는 전략이다.

삼성전자는 지난달 초 △네오 QLED 8K·OLED·QLED·더 프레임 △초대형 TV △이동형 스크린 무빙스타일 등 2025년형 신제품을 공개했다. 모두 인공지능(AI) 기능을 갖춰 개인화된 사용경험을 제공하는 게 특징. 차별화된 성능으로 경쟁력을 확보하겠다는 구상이다.

스마트폰의 경우 보급형·중저가 모델로 분류되는 갤럭시A 시리즈의 AI 기능에 힘을 싣는다. 삼성전자는 전 세계 스마트폰 시장에서 출하량 기준으로 애플과 점유율 선두 자리를 놓고 혼전을 벌이고 있다. 일부 신흥 시장에선 중국 업체들이 점유율을 크게 늘려 1위를 달리거나 선두 자리를 위협받는 중이다.

삼성전자는 올 1분기에 스마트폰 6100만대를 출하했다. 스마트폰 수요가 미국 관세 정책 영향으로 전년보다 감소될 전망이지만 AI 기능을 갤럭시A 시리즈에도 확대 적용해 AI폰 제품군을 확장할 계획이다. 회사 측은 "갤럭시A 시리즈의 경우 스마트폰 점유율 제고를 위해 어썸 인텔리전스 탑재와 시장 채널을 확대하겠다"고 덧붙였다.

프리미엄 스마트폰 수요도 놓치지 않도록 역대 갤럭시S 시리즈 중 가장 얇은 '갤럭시S25 엣지'를 출시해 대응한다. 아울러 폴더블 스마트폰에 특화된 AI 기능으로 신규 수요를 창출하고 고객 기반을 확장한다는 구상이다. 기기를 두 번 접는 트리폴드폰 출시도 검토하고 있다.

웨어러블 기기는 프리미엄 수요가 증가하고 있을 뿐 아니라 신흥 시장 보급 확대가 전망되는 상황을 고려해 모든 가격대에 대응할 수 있는 제품을 출시할 계획이다. 신흥 시장에서도 프리미엄 제품 수요가 높지만 시장 성장세에 따라 가성비 모델 판매량도 증가할 수 있는 만큼 제품군 확대 전략이 주효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확장현실(XR) 헤드셋 등 소비자 요구에 맞춘 신제품도 준비 중이다.

무선이어폰 제품 역시 가성비 모델 출시 가능성이 제기된다. 삼성전자는 최근 갤럭시 버즈3 판매가를 대폭 낮춰 가성비를 끌어올렸다. 중국 QCY·샤오미뿐 아니라 소니 등 주요 업체가 가성비 제품을 내놨고 LG전자도 10만원대 무선이어폰을 선보여 경쟁이 치열하다. 삼성전자는 "TWS는 프리미엄 제품 마케팅을 강화하고 엔트리 제품 출시로 모든 가격대 제품을 출시해 대응하겠다"고 부연했다.

김대영 한경닷컴 기자 kd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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