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속세 부담도 '극과 극'
한국 과세인원 2만명 넘어서
집값 올라 20여년새 13배 '쑥'
전체 세수중 상속·증여세 비중
OECD 평균보다 4.4배 높아
한때 초고액 자산가의 세금으로 여겨졌던 상속세가 중산층으로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집값 상승으로 상속세 과세 인원은 20여 년 새 13배 가까이 늘었다. 이재명 대통령이 공언한 '선진국 수준의 부동산 세제'가 균형을 갖추려면 보유세 강화에 맞춰 상속·증여세제 완화도 함께 논의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미국은 대부분의 근로자에게 상속세가 사실상 면제된다. 2026년 기준 미국의 상속·증여세 면세 한도는 개인당 1500만달러, 부부 합산 3000만달러다. 원화로 각각 약 226억원, 450억원이 넘는다. 중산층은 물론 상당수 자산가도 상속세 부담에서 벗어난다. 이 한도를 초과하는 금액에 대해서만 18~40%의 누진세율이 적용돼 자산 이전 단계의 세 부담이 크지 않다.
반면 한국은 자산 가격이 급등했음에도 상속세 일괄 공제 한도가 5억원에 묶여 있다. 배우자 공제를 통해 1차 상속 부담은 줄일 수 있지만 결국 배우자 사망 후 자녀에게 재산이 넘어가는 2차 상속 시점에 상속세를 내야 한다. 여기에 상속에 따른 취득세도 내야 한다. 이 때문에 서울 아파트 한 채를 보유한 중산층도 수억 원대 상속세 부담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낡은 상속세제가 수십 년간 큰 변화 없이 유지되는 사이 부동산 등 자산 가격이 오르면서 과세 대상은 중산층으로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
실제로 상속세 과세 인원은 2002년 1661명에서 2024년 2만1193명으로 약 13배 늘었다. 국회예산정책처에 따르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전체 세수 대비 상속·증여세 비율이 가장 높은 나라는 한국으로, OECD 평균 0.36%의 4.4배인 1.59%에 달한다. 국내총생산(GDP) 대비 상속세수 비율도 한국이 가장 높다.
한국의 상속세 부담이 압도적으로 높은 것은 높은 최고세율, 낮은 공제 수준, 상속인이 받은 재산이 아니라 고인의 자산 총액에 과세하는 유산세 방식이 맞물린 결과다.
한국의 상속·증여세 최고세율은 50%로, 일본 55%에 이어 두 번째로 높다. 최대주주 할증이 적용되면 실효세율은 60%까지 올라 사실상 세계 최고 수준이 된다. 미국의 최고 상속세율은 40%, OECD 회원국 평균 상속세율은 26.5%다.
부자 감세 논란 때문에 상속세 완화에 소극적인 한국과 달리 스웨덴과 노르웨이 등 북유럽 국가들은 상속세 폐지와 완화에 나섰다. 스웨덴은 강한 상속세를 도입했다가 고액 자산가들의 조세 회피성 이민이 사회문제로 번지자 상속세를 폐지했다. 캐나다와 호주도 1970년대 상속세를 없애고 자본이득세 체계로 전환했다.
[홍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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