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실률 45%, 상권은 침체
4월부터 3.3㎡당 2억 이상
꼬마빌딩은 잇달아 거래돼
성수·북촌 땅값 치솟아
"강남인데 이 가격" 재평가
젠트리피케이션과 급격한 임대료 상승에 따른 상권 쇠퇴의 대표 사례로 꼽혀온 서울 가로수길에서 꼬마빌딩 거래가 다시 이어지고 있다. 최근 강남 주요 상권의 빌딩 매물이 희소해진 데다 강북권 빌딩 거래가격도 가파르게 오르며 가로수길의 상대적 투자 가치가 올라갔다는 분석이다.
24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가로수길 중심 상권에 있는 지하 1층~지상 6층 빌딩이 지난달 222억원에 거래됐다. 대지면적 332.9㎡(약 101평)로 평당 2억2000만원 수준에 손바뀜했다.
앞서 4월에는 가로수길의 또 다른 빌딩이 대지면적 기준 평당 2억6100만원에 거래된 바 있다. 이 건물은 2018년 방송인 강호동 씨가 매입한 뒤 2024년에 한 법인에 매각했고, 이번에 방송인 노홍철 씨가 사들인 것으로 알려지며 화제가 됐다.
아직 가로수길 상권이 회복된 것은 아니다. 부동산 컨설팅 업체 쿠시먼앤드웨이크필드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기준 가로수길 공실률은 45.2%에 달한다. 업계에 따르면 공실률은 올해 들어 소폭 하락했으나 여전히 국내 주요 상권 가운데 상당히 높은 수준이다.
그럼에도 최근 매수세가 붙은 배경으로는 인근 상권의 포화가 꼽힌다. 글로벌 부동산 서비스 회사 CBRE코리아에 따르면 도산공원과 압구정 로데오 권역은 신규 브랜드 매장이 꾸준히 들어서며 신규 임차 수요를 온전히 수용하지 못하고 있다. 특히 글로벌 브랜드가 필요로 하는 연면적 661㎡(약 200평) 이상의 대규모 매장이나 건물 통임차 확보가 어렵다.
서울 대표 상권 중 하나인 성수는 임차 공간 수요가 공급을 크게 웃돌아 단기 팝업스토어 형태가 아닌 중장기 매장 임차는 사실상 불가능하고, 관광명소인 명동도 사정은 비슷하다. 결국 갈 곳을 찾지 못한 대형 브랜드 임차 수요가 상대적으로 한산한 가로수길로 눈을 돌리고 있고, 가로수길 빌딩의 자산 가치 상승에 베팅하는 투자자가 등장한 것이라는 분석이다.
가격도 영향을 미쳤다. 최근 외국인 관광객의 필수 방문 코스로 떠오른 종로구 북촌 일대의 땅값은 평당 2억원대에 육박했다. 커피 브랜드 블루보틀이 입점한 북촌의 한 건물은 지난달 216억원, 대지면적 기준 평당 1억9800만원에 거래됐다. 또 지난해 말에는 성수동1가 연무장길에 위치한 5층 건물이 220억원, 대지면적 평당 3억9300만여 원에 손바뀜하기도 했다.
비강남 주요 상권의 부동산 가격 상승으로 강남 중심부인 가로수길의 가격이 상대적으로 저렴해졌다는 분석이다. 지하철 3호선과 신분당선 연장선이 교차하는 신사역 더블 역세권 입지, 한남대교·올림픽대로·경부고속도로 진입로와 가까운 가로수길의 교통 여건 등은 여전한 만큼 상권 순환 주기에 따른 가치 상승을 기대해볼 만하다는 평가다.
여기에 강남구는 2024년 가로수길 일대를 일조권 규제를 완화한 특별가로구역으로 지정했다. 그간 일조권 적용을 받으며 3층부터 건물을 계단식으로 지어야 했던 탓에 상층부 활용도가 떨어졌지만 규제가 풀리면서 직선형 설계와 기존 건물의 증축·리모델링이 가능해져 상업 공간으로서 활용도가 높아졌다.
도후창 CBRE코리아 리테일 상무는 "브랜드 감도를 유지하면서 규모감 있는 브랜딩 공간을 확보할 여력은 가로수길이 사실상 유일하다"며 "자본력을 갖춘 기업들의 관심이 옮겨올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박재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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