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수출 코로나19 이후 최대폭 감소…10대 품목 반도체 빼고 다 꺾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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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1~20일 수출액 13.5% 늘었지만
'조업일수 착시' 걷어내면 10.6% 감소
車 9.5%·선박 2.1%·철강 16.2%↓
관세전쟁에 글로벌 교역 환경 악화
유럽·동남아 시장 공략도 어려워져
산업부 "관세 피해 기업 지원 집중"

  • 등록 2025-09-23 오전 5:00:00

    수정 2025-09-23 오전 6:15:21

[이데일리 정두리 기자] 관세 협상을 둔 미국과 교착 상태가 장기화할 경우 하반기 수출 절벽이 현실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이달 1일부터 20일까지 전체 수출액은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지만, 조업일수를 고려한 하루 평균 수출액은 10% 넘게 쪼그라든 것으로 나타나며 미국의 관세 충격 여파가 점점 확대하고 있기 때문이다.

일평균 수출액 10.6%↓…관세 ‘직격탄’

22일 관세청에 따르면 1일부터 20일까지 수출액(통관기준 잠정)은 401억달러로 전년대비 13.5% 증가했다. 9월 기준으로 보면 지난 2018년 9월 365억달러를 넘어선 역대 최대인 수치다.

최대 수출품목인 반도체 수출액은 94억 8900만달러로 전년대비 27% 늘어나며 전체 수출액 증가를 견인했다. 승용차(34억 1900만달러)와 철강(25억 3000만달러), 선박(15억 500만달러)도 각각 14.9%, 7.1%, 46.1% 늘었다. 무선통신기기도 12억 5000만달러로 3.3%로 증가했다. 다만 석유제품(26억 7900만달러) 수출은 4.5% 감소했다.

국가별로는 중국(77억 6700만달러·1.6%), 미국(65억 4800만달러·6.1%), 베트남(40억 5600만달러·22.0%), EU(38억 9200만달러·10.7%), 대만(24억 2900만달러·22.9%) 등 대부분 국가에서 증가했다.

[이데일리 이미나 기자]

다만 지난해 9월 중순 추석 연휴가 있었던 점을 고려, 하루 평균 수출액을 들여다보면 대부분 품목의 수출액이 감소세를 나타냈다.

이달 1∼20일 조업일수는 16.5일로 추석 연휴가 낀 작년(13일)보다 3.5일 많다. 이 때문에 품목별·국가별 실적은 실제로는 조업일수 효과에 따른 일종의 ‘착시 효과’로 봐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하루 평균 전체 수출액은 24억 3000만 달러로 전년(27억 2000만달러)대비 10.6% 감소했다.

품목별로도 하루 평균 수출액은 대부분 감소세를 나타냈다. 수출 효자 품목들의 성적도 그리 좋지 않다. 반도체 수출도 전년 대비 0.2% 증가에 그치고 승용차와 선박도 각각 9.5%, 2.1% 감소했다. 미국 관세 영향일 직·간접적으로 받기 시작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미국의 고관세 부과가 본격화한 가전제품의 경우 전년 대비 20.4%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으며 철강은 16.2% 줄었다.

구기보 숭실대 글로벌통상학과 교수는 “9월 수출이 겉보기엔 호조를 보였으나 하루 평균 수출액 기준으로는 10% 넘게 감소해 실제 상황은 좋지 않다”면서 “1위 수출품목인 반도체가 D램 가격 회복에 호황을 맞은 것에 힘입어 전체 수출을 지탱하고 있는 모습”이라고 진단했다.

“10월 연휴 영향으로 수출 감소세 두드러질 것”

전문가들은 미국과 관세 협상이 늦어질수록 수출 역시 더 크게 악화할 수 있다고 전망한다. 실제로 미국 수출의 감소세가 갈수록 두드러지고 있다.

9월 20일까지 하루 평균 수출액은 3억 9700만달러 수준으로 전년 대비 16.4% 감소했다. 지난달까지만 해도 감소세는 12.0%였으니 그 폭이 확대했다. 대미 수출액이 전년 대비 두자릿수 이상 감소한 것은 코로나 대유행에 따른 국경 봉쇄가 이뤄진 2020년 5월(-29.4%) 이후 지난달이 처음이었다. 그간은 기업들이 관세 부과의 충격을 일부 떠안아왔지만, 이를 이어갈 수 있을지도 미지수다. 유럽이나 동남아시아 등 미국 외 시장을 공략하기도 쉽지 않다. 미국의 관세 전쟁으로 글로벌 수출 환경이 악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장상식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장은 “9월 20일까지의 수출 증가는 반도체·선박 등 일부 품목과 베트남·대만 등 특정 시장에 의존한 결과”라면서 “대미 수출이 버티는 것은 긍정적이지만 한미 통상협의 교착상태가 지속될수록 상황은 더 악화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구기보 교수는 “10월에는 연휴의 영향으로 감소세가 두드러질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미국 등 주요시장의 전망이 불확실해 수출환경이 상반기보다 더 어려워질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산업부는 지난 3일 발표한 ‘미 관세협상 후속지원대책’을 바탕으로 관세 피해기업에 대한 지원에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박정성 산업부 무역투자실장은 “4분기에도 수출 동력을 유지하기 위해 미 관세 피해기업 긴급지원, 글로벌 시장진출 확대, 업종별 수출경쟁력 강화 등을 총력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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