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장영은 기자] 지난달 우리나라 생산물가지수가 SK텔레콤의 통신비 반값 할인 영향으로 석달 만에 하락했다. 다만, 폭염과 폭우 등의 영향으로 쌀과 돼지고기, 소고기 등을 중심으로 농림수산품 생산자물가는 석 달 연속 오르며 약 1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 |
21일 서울 시내 한 대형마트 쌀 판매 코너. (사진= 연합뉴스) |
23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8월 생산자물가지수는 120.12(2020년= 100)로 전월(120.19)에 비해 0.1% 하락했다. 전년동월(119.38)대비로는 0.6% 상승하며 전월(0.5%)보다 오름폭이 확대됐다.
생산자물가는 생산자가 기업이나 도매상에 판매하는 가격으로 시차를 두고 소비자가격에 반영된다.
지난달 생산자물가가 하락 전환한 이유는 SKT의 통신비 반값 할인 영향이 컸다. 이문희 한은 경제통계1국 물가통계팀장은 “생산자물가는 연쇄 가중 방식으로 산출되기 때문에 개별 품목의 기여도를 정확하게 계산하긴 어렵지만 이동통신서비스의 가중치가 1000분 9.1을 차지한다”며 “이를 감안하면 총지수를 0.24%포인트 정도 하락시킨 것으로 추정되고, 이동통신비 할인이 없었다면 생산자물가는 전월대비로는 0.2%, 전년동월대비로는 0.9% 상승했을 것”이라고 추산했다.
실제로 지난달 농림수산품물가는 124.14로 전월(120.05)대비 3.4% 오르며 지난해 9월(125.81) 이후 11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고, 공산품물가도 123.28로 전월(123,27)보다 소폭 올랐다.
품목별로 보면 전월대비로는 △배추(35.5%) △시금치(30.7%) △조기(45.2%)의 가격이 큰 폭으로 뛰었고, △쇠고기(5.9%) △넙치(5.3%) △돼지고기(4.8%) 등도 상승폭이 컸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쌀 가격이 21% 급등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농산물유통정보(KAMIS)에 따르면 22일 기준 기준 쌀 20㎏의 가격은 6만 3991원으로 나타났다. 심리적 저항선인 6만원을 훌쩍 넘어섰으며, 지난해(5만 967원)와 비교하면 1년 만에 25.5% 급등했다. 이문희 팀장은 “쌀값 상승은 지난해 쌀 생산량이 전년보다 줄어든 영향”이라며 “햅쌀 물량이 출하되기 전까지는 작년 생산량의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이밖에도 △돼지고기(14.6%) △쇠고기(14.3%) △원두커피(13.3%) △포도(12.2) 등도 지난해 같은 달에 비해 크게 올랐다.
수입품을 포함해 국내에 공급되는 상품 및 서비스의 가격 변동을 측정한 국내공급물가는 전월대비 0.2% 상승했다. 원재료(1.2%), 중간재(0.1%), 최종재(0.1%)가 모두 올랐다.
국내 출하와 수출을 포함해 국내 생산품의 전반적인 가격을 나타내는 총산출물가도 전월대비 0.1% 올랐다. 서비스(-0.4%)는 내렸으나 공산품(0.2%) 등이 오른 영향이다. 총산출물가는 전년동월대비로는 0.4% 상승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