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만히 좀 있어”… 잔소리보다 아이를 살펴야[오은영의 부모마음 아이마음]

1 week ago 18

〈246〉 산만한 아이를 대하는 법 일러스트레이션 박초희 기자 choky@donga.com 오은영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오은영 소아청소년클리닉 원장 진료실에 들어오면 부모들이 아이에게 으레 하는 말이 있다. 호기심이 많은 아이들은 문을 열고 들어오자마자 책장에 놓인 장식품을 들여다보고, 서랍을 슬쩍 당겨 보기도 한다. 부모들은 당황해서 작고 낮은 목소리로 “가만히 좀 있어”라고 말한다. 이런 아이들은 의자에 앉아서도 이쪽저쪽으로 고개를 돌리며 방 안의 이것저것을 살핀다. 아이의 움직임이 조금이라도 많아지면 부모들은 여지없이 “가만 좀 있으라니까!” 하고 주의를 준다. 그럴 때마다 나는 위험한 행동이 아니라면 “괜찮아요”라고 말한다. 아이 나름대로 낯선 공간에서 상황을 파악하는 행동이기 때문이다. 발달 과정상 취학 전 아이는 가만히 앉아 있는 것이 힘들다. 물론 얌전히 앉아 있어야 할 때도 있고, 자세가 바르지 않으면 가르쳐 주어야 할 때도 있다. 하지만 부모들은 강박적으로 아이를 가만히 있게 하고 싶어 한다. 아이가 두 돌만 되어도 돌아다니는 모습을 마음 편히 지켜보지 못한다. 왜 부모들은 아이가 얌전히 가만히 있기를 원할까? 부모는 기본적으로 아이가 자신의 통제나 지시에 따라 움직이는 것을 좋아한다. 이는 아주 먼 원시시대부터 시작되었는데, 당시에는 아이들이 많이 움직일수록 맹수의 표적이 되었다. 아이가 가만히 있지 않으면 아이뿐 아니라 가족이나 부족 전체의 안전이 위협받았다. 이때부터 부모들은 본능적으로 아이가 가만히 있지 않는 것에 두려움을 가졌던 것 같다. 그런데 서양보다 우리나라에서 아이가 가만히 있기를 바라는 마음이 유독 강한 데에는 역사적·문화적 배경도 있다. 우리는 예부터 ‘점잖은’ 태도를 높이 평가했다. 점잖아야 하고, 말이 없어야 하고, 아무리 급해도 뛰어서는 안 된다고 여겼다. 과거 급제가 신분 상승의 유일한 방법이었고, 그 공부는 가만히 앉아서 해야 하는 것도 있었다. 또 하나의 이유는 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ADHD)에 대한 걱정이다. 부모들은 아이가 산만하다 싶으면 혹시 ADHD가 아닐까 불안해한다. 그 불안 때문에 “가만히 좀 있어”라는 잔소리를 지나치게 하게 된다. 아이의 주의력 발달을 살필 때 만 6세 무렵은 중요한 시기다. 이 나이에 주의력이 완성되는 것은 아니지만, 그전까지는 나이에 맞게 발달할 수도 있고 다소 늦을 수도 있다고 본다. 하지만 만 6세에는 자기 나이에 맞게 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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