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송 보물 담던 오동나무 상자 속 기록…‘상서’로 읽는 컬렉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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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 전시·공연 간송 보물 담던 오동나무 상자 속 기록…‘상서’로 읽는 컬렉션 업데이트 : 2026.10.06 16:31 닫기 나무상자 한 점에 쌀 열가마니 값간송, 유물 보존에도 공들여오세창 등 당대 감식안들 평가도 김정희의 ‘직성수구’ <간송미술문화재단> 1939년 겨울, 위창 오세창은 오동나무 상자 뚜껑 위에 붓을 들었다. 상자 안에는 1820년 무렵 추사 김정희가 청나라 문인 고순에게 선물했던 서예 대련 ‘직성수구’가 들어있었다. 이 작품은 중국 북경의 시장을 떠돌다 최남선의 매부 박석윤의 눈에 띄어 고국으로 돌아왔고, 이후 간송 전형필이 구입했다. 오세창은 작품을 마주하며 “전 씨의 보화각 소장품이 됐으니 참으로 기이한 인연”이라고 상자 바깥에 적었다. 상자 안쪽에는 “진실로 좋은 작품이다”라는 평가를 덧붙였다. 오세창의 ‘완당선생행서오언대련’(김정희-직성수구 상서) <간송미술문화재단> 간송미술관이 7일부터 서울 성북구 보화각에서 개최하는 특별전 ‘상서(箱書), 컬렉션을 읽다’는 간송이 수집한 유물과 이를 보관한 오동나무 상자에 기록된 상서를 함께 선보인다. 상서는 유물을 보관하는 나무 상자 안팎에 작가와 작품명, 감식 내용, 전래 과정, 평가 등을 적어 둔 글이다. 유물이 상서와 짝을 이뤄 공개되는 것은 미술관 개관 이래 처음이다.간송은 일제강점기 막대한 사재를 털어 문화유산을 수집했을 뿐만 아니라 보존 관리에도 거액을 투입했다. 1934년부터 상서를 적극적으로 도입한 그는 전문 장인들에게 유물 규격에 완벽히 맞춘 오동나무 상자 제작을 의뢰했다. 오동나무는 습기 조절과 방충·단열성이 뛰어난 재료다. 당시 상자 한 점당 제작비는 20원에서 200원대. 쌀 한 가마니 가격은 20~28원 정도로 200원은 일반 노동자의 1년 치 급여에 해당했다. 현재 미술관에 남아있는 오동나무 상자는 700여 건에 달한다.이 중 상서가 확인된 258건에는 당대 최고 감식안으로 손꼽히던 오세창, 서화계 중진 이도영, 오세창이 안목을 인정한 이한복, 일본인 한학자 나가오 우잔 등의 필적이 남아 있다. 권위자들의 감식과 공인을 걸쳐 간송 컬렉션의 체계가 구축된 것으로 풀이된다. 김홍도의 ‘낭원투도’ <간송미술문화재단> 전시장에 들어서면 상서와 함께 전해온 작품들이 펼쳐진다. 단원 김홍도의 ‘낭원투도’는 삼천갑자, 즉 18만년을 살았다는 신선 동방삭이 서왕모의 복숭아를 훔쳐 오는 장면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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