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자기 눈앞 캄캄, 지옥 같아"…율희·한가인 덮친 '이 병' [건강!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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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2025.06.13 20:25 수정2025.06.13 20:25

'뛰어야 산다' 방송화면

'뛰어야 산다' 방송화면

대학생 A 씨는 의자에서 급하게 일어서다가 머리가 핑 도는 느낌에 주저앉고 말았다. 눈앞이 뿌옇게 안 보이며 어지럽기까지 한 증상은 한동안 지속됐다. 직장인 B 씨는 출근을 준비하다가 어지럼증을 느꼈다. 겨우 씻고 엘리베이터 앞에 선 그때 또다시 갑작스러운 메슥거림이 찾아왔다. 정신을 차려보니 응급실이었고 머리를 꿰매 거즈가 붙여져 있었다. 의식을 잃고 넘어져 피를 흘리고 있는 걸 동료가 발견해 119에 신고했던 것.

이 두사람은 모두 '기립성 저혈압'이라는 진단받았다. 오래 앉았다가 일어나면 갑자기 머리가 핑 도는 증상은 기립성 저혈압의 대표적인 증상이다. 정상상태라면 갑자기 일어나더라도 몸의 자율신경계가 적절하게 반응하여 혈압이 저하되지 않고 유지된다. 하지만 기립성 저혈압일 때는 자율신경계가 제대로 기능하지 못해 혈압이 일시적으로 떨어지게 된다. 일어난 뒤 3분 이내 수축기 혈압이 20㎜Hg 혹은 이완기 혈압이 10㎜Hg 이상 하락하면 기립성 저혈압으로 본다.

특히, 마른 여성 중에 저혈압이 있는 경우가 많다.

그룹 라붐 출신 율희는 최근 '뛰어야 산다' 프로그램에서 마라톤을 하던 중 갑자기 숨을 헐떡이며 탈수 증세를 보이더니, 그 자리에 주저앉고 말았다. 그는 제작진과의 인터뷰에서 "아까 산길에서 오버페이스했다. 탈수 증세인지, 저혈압인지 너무 힘들었다. 눈앞이 캄캄해지고, 정말 지옥 같았다"고 고백했다.

2023년 FT아일랜드 최민환과 이혼한 후 홀로서기 중인 율희는 "체중이 현재 166cm에 48kg로 가장 건강했을 때보다 10kg 정도 감량한 상태다. 원래 기립성 저혈압이 있긴 하지만, 끈기와 독기가 있는 편이라 두 달 안에 풀코스 완주라는 마음가짐으로 임하고 있다"며 의욕을 내비쳤다.

배우 한가인 또한 기립성 저혈압으로 입원까지 해야 했다.

한가인은 지난해 12월 자신의 유튜브 '자유부인 한가인' 채널에 입원 브이로그 영상을 올렸다.

한가인은 "계속 컨디션이 안 좋아지더니 아예 서 있지 못하고 밥도 못 먹겠더라"며 "그런데 딱히 병명이 없었다"고 토로했다. 이어 "이후 광고 촬영을 하나 한 후 도저히 안되겠어 입원했고, (현재) 3일 됐다"고 했다. 그는 "(병실에) 들어올 때는 남편이 부축해줘서 붙잡고 기어서 왔다"며 "둘째 낳고 5년째 원인 불명 어지럼증이 있었는데 단순히 이석증 후유증으로 생각했다. 그런데 의사가 원인을 찾아줬다. 밤에 원인 모를 가슴 뛰던 증상도 기립성 저혈압 때문이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머리로 피가 안 가니까 내 몸이 살기 위해 피를 전신으로 돌리려 심장이 뛰어줘야 했다"며 "약을 주시니 눈이 펑 트였고 이틀 동안 숙면했다, 밤에 잘 때 가슴 뛰는 게 없어졌다"라고 말했다.

"눈앞 캄캄…지옥 같아" 율희·한가인 덮친 기립성 저혈압 [건강!톡]

한가인은 이어진 영상에서 떡볶이를 먹는 모습을 선보이며 "평소에 제가 많이 짜게 먹는 건 아닌데, 요즘에는 저혈압 때문에 짜게 먹으려고 한다"고 전했다.

기립성 저혈압의 대표적인 증상은 벌떡 일어설 때 눈앞이 흐릿해지고 핑 도는 듯한 어지럼증이다. 빈혈로 오해할 수 있지만 빈혈은 피로를 동반하기 때문에 빈혈과 어지럼증은 의학적으로 큰 관계가 없다.

기립성 저혈압이 있을 경우 무리한 달리기는 위험할 수 있다. 이럴 때는 가볍게 몸을 풀면서 시작해 운동 강도를 높여가는 것이 바람직하다.

기립성 저혈압은 자율신경계 퇴행성 질환이기 때문에 예방하기는 어렵다. 다만 고혈압이나 당뇨병 등 만성질환을 잘 관리하면 혈관 노화와 신경 손상을 줄일 수 있다. 규칙적으로 유산소운동을 하면 심폐기능이 좋아져 저혈압을 예방할 수 있다. 특히 다리 근육을 강하게 수축하며 실내 자전거를 타면 정맥 환류량(심장에서 나간 혈액이 정맥을 통해 다시 심장으로 돌아오는 것)을 늘릴 수 있어 도움이 된다. 균형적인 영양소 섭취와 충분한 수분 섭취는 필수다.

기립성 저혈압이 있다면 깼을 때 수 분간 앉았다가 서서히 일어나는 게 좋다. 반신욕이나 족욕을 하면 증상이 악화할 수 있어 자제해야 한다.

증상이 나타났다면 일단 쪼그리거나 눕는 것이 낫다. 잠시 이 자세를 취하기만 해도 증상이 호전된다. 탄력 밴드나 스타킹 등으로 다리나 허벅지, 골반 부위를 압박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그래도 증상이 계속된다면 가까운 병원을 찾아 약물 치료를 받아야 한다.

강재헌 강북삼성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기립성저혈압이 있어도 꾸준한 달리기는 할 수 있고 권고된다. 다만 갑자기 달리는 구간이 길어지는 것은 피해야 하며. 자신의 체력 범위에서 해야 한다"면서 "달리기할 때에는 적절한 수분 섭취와 염분 섭취에도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당부했다.

강 교수는 "혈류를 보내는 압력을 증가하기 위해서는 혈액의 양이 늘어나야 한다"면서 "하루 1.5~2L 이상 충분한 물을 마시고, 하루 0.5~2g 정도 염분 섭취량을 늘리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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