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창 들판 속 ‘서점마을’…청년들의 새 고향이 됐다 [그 마을엔 청년이 산다]

4 days ago 11

지방 소멸에 맞서는 청년들의 이야기 36회 전북 고창 ‘B비책기지’ 이지연·이수명·신영은 대표 전북 고창군 대산면의 한적한 들녘을 따라가다 보면 조금 낯선 풍경과 마주친다. 노란색,하늘색, 초록색, 주황색 각기 다른 페인트칠을 한 작은 집들이 오밀조밀 모여 있다. 특이한 점은 집마다 책방이 딸려 있다. 도시가 아닌 시골에서 마주하는 서점마을 풍경이다.어쩌다 농부의 생태서점 ‘맹그로브’, 실제 목수가 운영하는 ‘목수의 서점’ 등 주인들의 취향만큼 책방의 색깔도 제각각이다. 책방지기들은 함께 농사를 짓고 밥을 먹으며, 누군가 자리를 비우면 이웃 서점의 손님을 대신 맞기도 한다. 이곳은 자연적으로 형성된 마을이 아니다. 책과 함께 ‘적정한 삶’을 살아보자는 사람들이 빈 땅에 집과 서점을 지어 만든 ‘고창서점마을’이다. 3년 전 뜻을 모은 이들이 마을 만들기에 나서 지난해 10월 정식으로 문을 열었다. 약 2000평 부지에 처음 여섯 서점이 자리 잡았다.그리고 올해 8월, 이 마을에 마지막 일곱 번째 서점이 문을 열었다. 예술책방 ‘그때그때서점’이다. 이곳을 연계 삼아 새로운 청년들이 합류했다. 올해 행정안전부 청년마을 사업에 선정된 ‘B비책기지’다. 이들은 서점마을의 중장년 책방지기들과 연대해 공동체를 이어나가고 있다. ● 책을 매개로 뭉친 세 젊은이청년마을 B비책기지는 작은불연구소 이지연, 두루거리창작소 이수명, 키후위키 신영은 대표가 공동으로 이끈다.세 사람에게 고창은 저마다 다른 길 끝에서 만난 합류점(合流點)이다. 서울에서 나고 자란 이지연 대표는 서울의 느낌을 “거울로 가득 찬 곳”이라고 표현했다. “사방이 거울로 둘러싸인 도시를 상상해 보세요. 내 취향과 필요를 간파한 장소가 잔뜩 있지만, 거울은 앞에서 있는 동안 내 모습이 잠시 비칠 뿐 깃들지는 않아요.” 그래서 오래오래 머물며 깃들 장소를 찾아헤맸다. 반대로 이수명 대표는 고창에서 태어나 서울로 떠났다가 돌아온 ‘U턴 청년’이다. 이유 없이 사람들을 미워하고 있는 자신의 모습을 발견한 것이 귀향의 계기가됐다.“아침마다 출근길에 분노에 차서 지나가는 사람들을 속으로 미워하는 제가 갑자기 이상하게 느껴졌어요.”고향으로 돌아오니 차창 밖으로 계절이 바뀌는 모습이 아름다웠다. 자신과 같이 지금의 아이들도 고향을 떠나 청년이 됐을 때 다시 돌아오고 싶은 곳으로 만들고 싶었다.그래픽디자이너 신영은 대표는 깊은 ‘기후 위기’ 관심이 고창으로 발길을 이끌었다. 고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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