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환율로 4200억달러대 정체 중인 외환보유액…대미투자금 조달 부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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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말 고환율 접어들며 외환보유액 정체
주요국 외환보유액 순위 9위서 13위로 하락
국채 포함한 유가증권도 두 달 연속 감소
연 200억달러 한도 대미투자금 조달 부담↑
“구체적인 조달 시기는 미정, 정부내 협의중”

  • 등록 2026-07-13 오후 4:54:47

    수정 2026-07-13 오후 4:57:04

[이데일리 유준하 기자] 우리나라 외환보유액이 1500원대 고환율로 4200억달러에서 정체를 이어가는 가운데 연간 200억달러 한도의 대미투자금 조달 부담도 커지고 있다. 정부와 한국은행은 구체적인 조달 시기를 조율 중이라는 입장이지만 연내 조달 여부에 따라 추가적인 환율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단위는 억달러. 자료=한국은행
단위는 억달러. 자료=한국은행

◇7개월 연속 4200억달러대…고환율에 외환보유액 정체

13일 한은에 따르면 올해 6월말 외환보유액은 4273억 6000만달러로 전월보다 3억 7000만달러 늘어나며 한달 만에 소폭 증가 전환했다. 이번 증가 전환의 주된 원인은 외화지준부리 실시 연장에 따른 외화 예치금의 증가로, 전체 외환보유액은 지난해 11월 4300억달러를 기록한 이래 7개월 연속 4200억달러대에서 정체 중이다.

이에 주요국 가운데 외환보유액 순위는 지난해 11월 9위에서 올해 6월말 13위로 떨어졌다. 외환보유고 증감 요인에는 예치금 증가 외에도 한은의 외환 직매입, 정부의 외화표시 외평채 발행 등이 있으나, 가장 주된 증감 요인은 회계상 유가증권으로 잡히는 외자운용원(이하 외자원)의 운용액이다. 외환보유액 대부분(90%)을 차지하는 유가증권은 지난 4월 2840억 7000만달러를 정점으로 2개월 연속 감소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1500원대 고환율 장세가 이어질수록 우리나라 외환보유액이 늘어나기는 어렵다. 고환율에 달러를 직접 매입하기도 부담스러운 데다 월별 공시되는 외환보유액은 회계상 역사적원가(매입원가)에 기반해 작성되는 만큼 유가증권의 매도에 따라 수치가 움직이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시장 안정화를 위한 달러 현금이 필요해 외자원이 보유 중인 유가증권을 팔 때, 매입원가에 비해 낮게 팔면 실현손실이 발생하면서 전체 외환보유액은 감소한다. 이에 고환율이 이어질수록 외환보유액을 운용과 더불어 대미투자금 조달 부담과 난이도는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

고환율 외에도 최근 물가 우려로 인한 글로벌 중앙은행의 금리인상 사이클 전환도 외환보유액 운용에 있어 장애물로 꼽힌다. 채권 금리와 가격은 반대로 움직이는 만큼 기준금리 인상은 채권 가격의 하방 압력 확대로 이어진다. 실제로 한은 외자원 포트폴리오는 주식보다 해외 채권 비중이 압도적으로 큰 상황이다. 지난해 말 연차보고서에 따르면 외화자산 내 A등급 이상 채권 비중은 97%를 차지한다.

◇향후 대미투자금 조달 시기와 방식 주시

나아가 대미투자금 조달 시기가 올해 하반기로 확정될 경우 원·달러 환율에 재차 상방 압력을 가하는 재료가 될 예정인 만큼, 외환시장 안정화와 대미투자금 조달이라는 이중 부담이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 구체적인 조달 시기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는 게 한은 측 입장이다. 한은 관계자는 “조달 시기에 대해선 정부 부처와 협의가 진행 중인 사안”이라면서 “구체적인 내용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박상현 iM증권 연구위원은 “연내 조달이 확정될 경우 현재 고환율 흐름에 있어 수급적인 부담이 될 수 있다”면서도 “다만 다행스러운 점은 경상수지가 양호한 수준을 이어가고 있고 정부 역시 외환시장에 부담을 주지 않겠다는 기조를 계속해서 보여주고 있다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시기는 물론 조달 방식 역시 중요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강경훈 동국대학교 경영학부 교수는 “한번에 200억달러가 나가면 외환시장에 부담이 있겠지만 연중 조금씩 조달하게 된다면 시장 내 영향이 크지 않을 수 있다”면서 “외환시장에는 이미 200억달러 대미투자금에 대한 우려가 깔려있는 만큼 향후 구체적인 조달 시기와 방식을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짚었다.

한편 한은은 대미투자 재원 조달에 대해 차질없이 이행할 계획이라는 입장이다. 한은 측은 “외환보유액의 안정적 운용을 지속해나가는 가운데 이를 바탕으로 대미투자 자금 집행 등을 차질없이 이행할 계획”이라면서 “외환보유액 운용에 있어 안정성과 유동성을 최우선으로 확보함과 동시에 수익성 제고 노력을 병행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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