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주의 화려한 드레스 뒤 숨겨진 삶과 눈물…연극 ‘라크리마’ 한국 초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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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스트라스부르 국립극장의 화제작 ‘라크리마(Lacrima)’가 한국 관객을 찾는다. 다음 달 2, 3일 경기 성남아트센터 오페라하우스에서 선보이는 이번 공연은 한국 초연 무대. 프랑스 아비뇽페스티벌, 파리 오데옹극장, 영국 바비컨 센터 등에서 공연된 이 작품은 “숨 막히는 강렬함과 극적인 몰입감”을 선사한다는 평가를 받았다. 서면 인터뷰에 응한 이 작품의 연출 겸 극작가 캐롤린 기엘라 응우옌은 “작품의 소재를 정하기 전부터 제목을 정했다”고 말했다. 제목 ‘라크리마’는 라틴어로 눈물을 뜻한다.“오늘날 무엇이 사람들을 고통스럽게 하고 또 마음을 가장 깊이 울리는지, 즉 ‘동시대의 눈물’을 들려주고 싶었습니다.” 이야기는 영국 공주의 웨딩드레스 제작을 의뢰받은 파리의 유서 깊은 패션하우스에서 시작된다. 총 8개월의 기간 동안 9057시간의 노동이 투입된 이 드레스는 극도의 보안 속에서 프랑스 파리와 알랑송의 전통 레이스 공방, 인도 뭄바이의 자수 공방을 넘나든다. 화려한 패션 산업의 이면과 글로벌 자본주의의 모순, 그 속에 숨겨진 비밀이 속도감 있게 펼쳐진다.이 과정에서 화려함 뒤에 가려진 ‘보이지 않는 손’이 조명된다. 응우옌 연출은 인도 뭄바이의 자수 공방을 조사하면서 깊은 감동과 충격을 받았다고 전했다. 프랑스 공방이 여성 작업자 중심인 것과 달리, 인도 현장은 99%가 남성이었다.“아름다운 드레스가 남성의 손에서 탄생한다는 사실, 그들이 놀라울 정도의 정밀함과 섬세함으로 작업하는 모습이 인상 깊었습니다.”다만 ‘노동 착취’를 강조하는 쉬운 방식은 경계했다. “‘부자들의 물건을 만들기 위해 일하는 불쌍한 사람들을 보세요’라고 말하는 것을 원치 않았어요. 자기 일을 깊이 사랑하면서도 불공정한 노동 시스템으로 고통받을 수 있다는 모순이 이 작품의 핵심입니다.”무대는 영상을 활용해 파리, 알랑송, 뭄바이 세 공간을 동시에 보여준다.“파리에서 하루가 저물 때 뭄바이의 누군가는 여전히 일하고 있죠. 매 순간 지구상의 누군가는 드레스를 만들고 있는 세계화된 노동 시스템을 표현하고 싶었어요.” 결국 작품에서 웨딩드레스는 단순한 의상을 넘어 수많은 사람의 시간과 고통이 축적된 또 다른 주인공으로 등장한다.“관객이 우리가 소비하는 물건 뒤에는 언제나 ‘사람의 얼굴’이 있다는 느낌을 지니고 극장을 나서면 좋겠습니다. 보이지 않는 이들의 아름다운 행동에 새로운 관심이 생겨나길 기대합니다.” 김민 기자 kimmin@dong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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