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기술 인재 강국의 성패는 연구 현장에 달렸다[기고/배충식]

1 week ago 18

배충식 KAIST 총장 인공지능(AI)을 비롯한 첨단 과학기술이 사회·경제 전반의 대전환을 이끄는 가운데, 이를 주도할 글로벌 과학기술 인재를 확보하려는 국가와 기업의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한국은 2006년부터 이공계지원법에 따라 5년마다 ‘과학기술 인재 육성·지원 기본계획’을 수립해 왔다. 지난달 정부는 ‘과학기술인이 되고 싶은 나라, 과학기술인이 존중받는 나라’를 비전으로 제5차 기본계획을 발표했다. 하지만 국내 현실은 녹록지 않다. 학령인구 감소와 의대 쏠림, 우수 인재의 해외 유출과 수도권 집중이 맞물리면서 이공계 인재 기반이 흔들리고 있다. 중국을 비롯한 경쟁국들이 인재 확보에 속도를 내는 상황에서 인재의 유입과 성장, 정착을 아우르는 대응이 시급하다. 정부가 과학기술부총리 체제를 출범시키고 연구개발(R&D) 예산을 확대하는 것도 이런 위기의식에서다. 제5차 기본계획은 ‘기회와 보상이 확실한 과학기술 인재 생태계 조성’ ‘과학기술 인재의 역동성과 다양성 강화’ ‘과학기술 인재의 국가적 관리 체계 구축’을 3대 전략으로 제시했다. 계획에는 과학기술인의 처우 개선과 보상 강화, 연구 환경 개선을 비롯해 과학 영재의 진입 촉진과 대학원생 지원 방안이 담겼다. 과학기술원과 거점대학을 통한 지역 역량 강화와 AI 교육, 연구·인프라 지원, 산업계 핵심 인재 양성, 해외 인재 유치와 여성·고경력 전문 인력 활용도 주요 과제다. 계획이 촘촘하게 잘 짜여 있어도 과학기술인의 사기를 높이지 못한다면 실효성을 거두기 어렵다. 안정적으로 연구를 이어갈 수 있다는 믿음, 도전할 기회, 성과에 합당한 보상이 있어야 과학기술인도 자부심을 갖고 역량을 펼칠 수 있다. 이러한 여건을 연구 현장의 실질적인 변화로 이어가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과학기술 인재를 길러내는 대학의 책임도 막중하다. 학생과 연구자가 학업과 연구에 몰입하고 창업에도 과감히 도전할 수 있는 생태계를 만들어야 한다. 국내외 인재가 함께 성장할 수 있는 국제화된 캠퍼스 환경도 필요하다. 대학은 AI를 중심으로 교육과 연구 전반의 혁신을 서둘러야 한다. 대학과 산업계가 공동으로 연구하고, 그 성과가 실험실에 머물지 않고 산업 현장의 문제 해결로 이어지는 체계를 구축할 필요가 있다. 대학 간 교육·연구 자원을 공유해 지역에서도 우수한 과학기술 인재가 성장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해야 한다. 연구중심대학으로 도약하기 위한 체질 개선도 중요하다. 고난도 연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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