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성민 정책사회부 차장 전남광주와 경북이 경쟁 중인 국립의대 신설 지역 결정이 초읽기에 들어갔다. 전남광주에선 목포대를 제치고 순천대가 최종 후보로 선정됐다. 경북에선 안동의 국립경국대가 신청서를 냈다. 신설 의대 정원은 100명이지만 국립경국대가 모집 정원을 50명으로 신청해 두 지역에 각각 정원 50명의 ‘미니 의대’가 신설될 수 있다는 얘기도 들린다. 대표적인 의료 취약지인 두 지역 모두 의대 신설을 위한 명분은 갖췄다. 경북은 현재 의대가 없는 유일한 광역지자체이고, 광주와 통합하기 전까지 전남에도 의대가 없었다. 인구당 의사 수 역시 두 지역은 전국 최하위권이다. 응급실을 찾아 수백 km를 헤매고, 중증질환 치료를 위해 수도권 원정 진료를 감수하는 지역 주민의 절박함을 고려하면 두 지역의 의료 인프라 확충은 분명 필요하다. 그러나 최근 순천대와 목포대의 진흙탕 싸움을 보면 의대 신설의 진짜 목적이 무엇인지 의아해진다. 전남광주의 최종 후보로 순천대가 선정되자 목포 지역 정치인들은 결과에 불복해 삭발 시위에 나섰다. 목포대는 후보 대학 선정을 취소해 달라는 소송까지 제기했다. 순천대가 제출한 교지 확보 방안이 심사 기준에 미달한다는 주장이 제기되면서 졸속 심사 논란도 커졌다. 지역 주민의 의료 접근성을 어떻게 높일지에 대한 구체적인 밑그림은 보이지 않고, 정치인의 치적 쌓기를 위한 이전투구만 남은 셈이다. 이런 갈등은 경북과의 최종 경쟁에서 반복될 게 뻔하다. 탈락한 지역의 박탈감은 더 클 테고, ‘지역 패싱’ 논란으로 번질 수밖에 없다. 이런 후폭풍을 우려해 두 지역에 각각 50명 정원의 미니 의대를 신설하자는 의견도 나온다. 그러나 미니 의대는 교원 확보와 실습환경 구축 등 운영의 효율성이 떨어져 정부와 의료계 모두 꺼리는 모델이다. 한국은 인구 대비 의대 수가 많은 데다 2030년 국립의학전문대학원 신설도 예정돼 있어 의대를 2곳이나 늘리기는 쉽지 않다. 더 중요한 건 의대 신설만으로 지역 의료를 살릴 순 없다는 것이다. 우선 교원 확보부터 쉽지 않다. 지금도 지방 의대는 교수 구인난에 시달리고 있다. 배출된 의사가 얼마나 지역에 남을지도 불투명하다. 의대 부속병원을 신설해도 기존의 지역 종합병원이나 개원가 환자와 의료진을 빨아들이는 ‘블랙홀’이 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1990년대 김영삼 정부가 의대 9곳을 신설한 과정과 결과도 되짚어 봐야 한다. 지역 균형 발전과 의료 취약지 해소라는 명분은...
[광화문에서/박성민]의대 신설만으로 지역의료 못 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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