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화문에서/조건희]도입 14년 사회적 협동조합, 美처럼 ‘가족 거래’ 신고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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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건희 사회부 차장 실업자를 채용해 일자리 창출 보조금을 받은 사회적 기업이 있다. 그런데 19일 전 그 직원을 퇴직 처리한 경기 광주시의 사회적 협동조합은 해당 기업과 한 몸이었다. 회사 지분은 조합 이사장 부부가 전부 갖고 있었고, 조합 출자금의 99%는 이사장과 장인·조카·자녀·사돈의 몫이었다. 한 집안의 두 법인이 직원을 주고받으며 혈세를 챙긴 셈이다. 지난해 10월 법원은 이 사회적 기업에 대한 보조금 환수가 정당하다고 판결했다. 판결문을 보면 이 비리는 담당 공무원이 협동조합 지분과 조합원 명부, 서류를 맞춰본 끝에 드러났다. 두 법인은 팩스 번호를 같이 썼고 조합 직원이 회사의 보조금 신청서 담당자로도 적혀 있었다. 회사 측이 문서 오류라고 항변했지만 법원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사회적 협동조합은 장애인과 고령자 등을 위한 공익사업을 주로 하며 공적 보조금을 받는 비영리 조직으로, 2012년 도입됐다. 하지만 이런 ‘짬짜미 경영’은 이 조합만의 얘기가 아니다. 대구에선 한 사회적 협동조합 전직 이사장이 허위 홍보 계약을 꾸며 대금을 타내고 새 이사장의 배우자를 채용해 주다가 수사기관에 적발됐다. 인천의 한 사회적 협동조합 이사장은 직원 인건비를 부풀려서 준 뒤 자기 통장으로 돌려받다가 고소당해 벌금을 물었다. 최근 법무부 장관 후보자에서 사퇴한 더불어민주당 김승원 의원도 배우자와 두 자녀가 지역구의 사회적 협동조합에서 근무해 특혜 의혹이 불거졌다. 전부 수사나 고소, 인사청문회라는 계기가 없었다면 드러나지 않았을 일이었다. 문제는 2024년 기준 전국 5577개에 이르는 사회적 협동조합을 이런 식으로 하나하나 감시할 수는 없다는 점이다. 조합들은 매년 결산 서류를 공개하지만 임직원이나 거래처가 이사장의 가족인지 적는 칸이 없다. 가족 채용이나 친족 거래를 제한하는 규정도 없다. 기부금 단체 등 공익법인이 친인척 이사의 비율을 5분의 1로 묶고, 친족을 채용하면 가산세를 물리는 것과 대조적이다. 그사이 혈세 의존도가 높은 사회적 협동조합은 계속해서 늘었다. 2014년 262개에서 10년 새 21배가 됐다. 자산 상위 100곳의 결산을 분석해 보니 본업에선 합계 85억 원 적자였지만 보조금·지원금 등으로 847억 원을 받아 대다수가 흑자를 냈다. 미국에서는 가족 간 거래를 숨기지 못한다. 면세 혜택을 받는 협동조합 등 비영리 단체는 매년 국세청에 임원이나 그 가족과의 거래를 적는 부속서류를 내야 하기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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