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은 최근 10경기에서 마운드의 힘을 앞세워 7승3패를 기록했다. 5위 KT와 격차는 6경기로 작지 않지만, 지금의 흐름이라면 추격의 여지가 없는 건 아니다. 두산 불펜의 핵 김택연의 역할이 더 중요해졌다. 뉴시스
이대로면 벌써 포기할 이유는 없다.
9위(38승3무49패)에 처져있는 두산 베어스의 흐름이 심상치 않다. 최근 10경기에서 3연승 포함 7승3패를 기록했다. 올 시즌 내내 고민거리였던 마운드가 탄탄해진 게 눈에 띄는데, 이 기간 팀 선발투수 평균자책점(ERA) 1위(2.20)에 오르며 변화를 입증했다.
특히 2연승을 거둔 19, 20일 인천 SSG 랜더스와 후반기 2경기에서 두산 마운드는 그야말로 난공불락이었다. 18이닝 동안 단 1점만을 내줬다. 선발투수 콜 어빈(19일·5이닝 무실점), 곽빈(20일·7이닝 1실점)이 제 몫을 톡톡히 해냈고, 7명의 계투진은 총 6이닝을 소화하며 단 한 점도 내주지 않았다.
후반기부터 기존 선발 자원이었던 최원준을 불펜으로 옮긴 변화도 통했다. 조성환 두산 감독대행의 요청을 받아들인 최원준은 올 시즌 첫 구원등판에 나섰던 19일 경기에서 1이닝을 1안타 무실점으로 틀어막았다.
사이드암 최원준의 합류로 불펜의 다양성을 확보한 만큼 자신감도 있다. 조 대행은 “후반기의 반등 포인트는 불펜의 뎁스”라며 “전반기 막판 치열한 경기를 통해 우리 팀이 단단해졌다는 느낌을 받았지만, 필승조에 과부하가 걸렸다. 후반기에는 최원준이 불펜으로 이동했고, 최지강도 돌아오면서 활용할 수 있는 자원이 다양해졌다”고 설명했다.
시속 150㎞대 빠른 공을 지닌 구원투수는 경기 막판 힘으로 타자를 누를 수 있기에 존재 가치가 크다. 김택연, 이영하, 박치국 등이 중용되는 이유다. 여기에 전반기까지 ERA가 7.01로 좋지 않았던 최지강도 19일 후반기 첫 등판에서 1이닝을 1볼넷 2탈삼진 무실점으로 막고 희망을 내비쳤다. 최지강도 강력한 구위를 앞세워 타자를 제압하는 유형인데, 19일에는 올 시즌 내내 잘 쓰지 않았던 커브의 비율을 늘려 효과를 봤다.
애초에도 두산 선발진의 무게감은 크게 떨어지지 않았다. 에이스로 기대했던 어빈이 다소 아쉬움을 남겼지만, 곽빈과 좌완 잭 로그는 위력적이었다. 4선발로 출발한 최승용도 16경기에서 5승5패, ERA 4.94로 잘 버텼다. 최원준 대신 로테이션에 합류한 최민석은 선발등판한 6경기에서 1승2패, ERA 3.38을 기록 중인 지금의 모습만 유지해도 더 바랄 게 없다.
결국 관건은 불펜이다. 현재 1군 엔트리에 좌완 불펜투수는 고효준이 유일하지만, 사이드암 투수가 박치국, 최원준, 박정수 등 3명이다. 최지강, 박신지, 김택연은 우완 정통파다. 최적의 조합을 찾으면 위력을 더할 수 있다. 불펜의 핵인 김택연, 박치국이 휴식기 이후 확연히 살아난 구위를 보여준 점도 희망요소다.
가을야구 진출 마지노선인 5위 KT 위즈(45승3무44패)와 두산의 격차는 6경기로 여전히 작지 않다. 그러나 아직 54경기를 남겨둔 상황이기에 끝까지 싸워볼 여지는 있다. ‘이기는 맛’을 느끼고 있는 선수들의 자신감도 결코 무시할 수 없는 요소다. 변화의 시작점은 마운드였다.
두산은 최근 10경기에서 마운드의 힘을 앞세워 7승3패를 기록했다. 5위 KT와 격차는 6경기로 작지 않지만, 지금의 흐름이라면 추격의 여지가 없는 건 아니다. 선발에서 불펜으로 보직을 옮긴 최원준이 후반기 첫 등판에서 호투한 건 분명한 희망요소다. 뉴시스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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