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행기 띄울수록 적자 누적
슬롯-운수권 회수 유예 요청
에어부산 등 노선 축소 방침
22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최근 국내 항공사들이 정부에 슬롯과 운수권 회수 유예, 항공 비축유 활용 등에 대한 의견을 전달했다. 국제항공운수권 및 영공 통과 이용권 배분 등에 관한 규칙과 운항시각 조정·배분 등에 관한 규칙 등에 따르면 슬롯은 통상 80% 이상 사용하지 않으면, 운수권은 연간 기준 20주 이상 사용하지 않을 경우 회수 대상이 된다. 항공사들이 노선 운영을 지속하도록 유도하기 위한 조치다.
항공사들이 할당된 슬롯과 운수권 회수 유예를 요청하는 것은 고유가로 비행기를 띄우는 것 자체가 부담이 되자, 일부 노선의 운항 축소를 검토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에어부산은 4월 부산발 괌과 세부, 다낭 노선을, 에어로케이는 청주발 필리핀 클라크와 몽골 울란바토르 등 일부 국제선 운항을 줄일 계획이다. 티웨이항공은 고유가와 고환율 상황에 따른 ‘비상 경영체제’를 선언하고 재무 안정성 확보에 나섰다.
해외 항공사들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스칸디나비아항공(SAS)과 에어뉴질랜드 등은 수익성이 낮은 노선을 중심으로 3∼4월 기간에 1000여 편을 감편하기로 했다. 미국 유나이티드항공은 수요가 적은 노선을 중심으로 좌석 공급을 5% 감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항공사들은 고유가에 직격탄을 맞고 있다. 대한항공의 경우 연간 예상 유류 소비량은 3050만 배럴 수준으로, 유가가 배럴당 1달러만 상승해도 3050만 달러(약 460억 원)의 비용 부담이 증가한다. 대형 항공사들은 유가 변동에 대비해 헤지(위험 회피) 수단을 마련하고 있으나, 저비용항공사(LCC)들은 헤지 수단도 제한적인 상황이다.
앞서 정부는 2020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당시에도 항공기 운항이 중단되자 슬롯과 운수권 사용 의무를 한시적으로 완화한 바 있다. 불가항력적 상황이라는 판단에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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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종국 기자 bj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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