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사 “분명한 의도 있어 보험금 못 줘”
법원 “통제력 상실…충동적 사고로 봐야”
대부분의 가정이 하나쯤은 보험을 가입하면서 우리 삶에서 보험은 떼려야 뗄 수 없는 존재가 됐습니다. 하지만 비극적인 사고가 발생했을 때 남겨진 가족들을 두 번 울리는 것이 바로 보험사의 ‘면책 조항’입니다. 특히, 피보험자(보험사고 대상자)가 스스로 생을 마감한 ‘자살’ 사고의 경우 보험사는 “고의에 의한 사고”라며 보험금 지급을 거절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하지만 약관에는 예외 규정이 존재하고 법원은 경우에 따라 보험금을 지급하라는 판결을 합니다. 대법원 판례에 따르면 피보험자가 정신질환 등으로 자유로운 의사결정을 할 수 없는 상태에서 사망에 이르렀다면, 이를 고의적인 자살이 아닌 ‘우발적인 사고’로 보고 보험금을 지급해야 한다고 판시하고 있습니다.
이같은 법리가 구체적인 상황에서 어떻게 적용되는지 최근 선고된 사례를 소개합니다.
자녀 양육 문제로 부부간 갈등을 겪던 A씨는 장애를 가진 자녀와 경제적 어려움 등으로 오랜 기간 우울증과 불안 증세에 시달려 왔습니다. 그는 정신건강의학과를 내원하며 항우울제와 신경안정제를 처방받는 등 치료를 이어갔지만, 환경적 스트레스는 좀처럼 해소되지 않았습니다.
결국 비극은 사소한 다툼에서 시작됐습니다. 어느 날 저녁 A씨는 배우자와 자녀 양육 문제로 크게 다투게 됐고, 격분한 배우자가 이혼하겠다며 112에 신고하려 하자 A씨는 휴대전화를 뺏는 등 물리적 충돌까지 빚었습니다.
잠시 밖으로 나가 흥분을 가라앉히고 돌아온 A씨는 배우자에게 대화를 시도하며 화해의 손길을 내밀었으나, 상대방은 끝내 대답하지 않았습니다.
결국 A씨는 그날 밤 아이 방에서 유서 한 장 남기지 않은 채 충동적으로 생을 마감했습니다.
보험사는 A씨가 밖으로 나가 흥분을 가라앉히고 돌아온 점과 아내에게 대화를 시도한 점 등을 들어 “자살이라는 분명한 의도를 가진 능동적 선택”이라며 보험금 지급을 거절했습니다.
그러나 재판부의 판단은 달랐습니다. 재판부는 배우자로부터의 이혼 통보와 대화 거절은 이미 우울장애를 앓고 있던 A씨에게 중대한 급성 스트레스이자 심리적 거절 경험으로 작용했다고 판단했습니다.
A씨가 사고 약 1년 전부터 중증 우울 증세를 진단받고 약물 치료를 받아온 점과 유서가 없었고, 화해 거절 직후 아이 방에서 밧줄을 이용해 행동한 점에 집중해 계획된 자살보다는 ‘충동적 행동’에 가깝다고 본 것입니다.
이와 관련, 한세영 법무법인 한앤율 변호사는 “심각한 우울 상태에서는 사고력과 의사결정 능력이 떨어져 상황을 객관적으로 판단하기 어렵다”며 “이런 상태에서 극단적 선택에 이른 경우라면 보험금을 지급하는 것이 약관 취지에 부합하는 해석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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