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의식해 조합에 ‘역대급 조건’ 제시
단독입찰로 수의계약 전환 예상
서울 송파구 잠실우성1·2·3차 재건축 시공사 선정 총회가 내달 12일로 확정된 가운데 단독 입찰한 GS건설의 시공권 확보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조합 측은 GS건설이 초기에 낸 제안서를 보관하고 있다가 조합원들에 공개했는데, 일각에선 GS건설이 삼성물산과의 혈투를 예상해 조합에 지나치게 유리한 조건을 제시했던 것 아니냐는 말이 나온다.
19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잠실우성1·2·3차 재건축 조합은 내달 12일 시공사를 최종 확정한다. 잠실우성1·2·3차는 총 공사비 1조6934억원, 총 2680가구 규모의 대형 재건축 사업이다. 압구정2구역과 더불어 재건축 ‘최대어’로 꼽힌다.
조합은 시공사 선정을 위해 지난해 9월 1차 입찰을, 지난달 7일 2차 입찰을 진행했으나 GS건설만 단독 참여하면서 모두 유찰됐다. 경쟁입찰이 두 번 연속 유찰되면 조합은 시공사 선정을 수의계약으로 전환할 수 있다.
당초 수주 경쟁에 참여할 것이라 점쳐지던 삼성물산은 1·2차 입찰에서 모두 최종 응찰하지 않았다.
그러나 삼성물산과의 치열한 경쟁을 예상했던 GS건설은 이미 잠실우성1·2·3차에 ‘파격 조건’을 제시했다.
정비업계 관계자는 “조합 측에서 GS건설이 1차 입찰 때 낸 제안서를 반환하지 않고 보관하고 있었고, 이 제안서대로 조합원들에게 오픈한 것”이라며 “GS건설은 경쟁을 대비해 처음부터 제안서에 공을 들였는데 뜻하지 않게 손해보며 입찰을 하는 분위기”라고 귀띔했다.
최근 건설 경기 악화로 시공사들이 출혈 경쟁을 피하는 상황 속에서 GS건설이 다소 억울한 상황을 맞이했다는 설명이다.
실제로 조합이 공개한 GS건설의 제안서를 보면 GS건설은 3.3㎡(평)당 공사비를 조합 예정가 920만원보다 낮은 869만9000로 제시했다.
또 설계 검토를 통해 지상 커뮤니티 일부를 지하로 배치하고 상가 면적을 일부 축소해 약 1004평 규모의 분양면적을 늘려 분양수익 700억원을 확보, 조합원 분담금을 낮췄다.
공사비 상환 방식으로는 조합 금융 부담을 낮추기 위해 분양대금 수입이 생기면 그 금액 중 기성율에 따라 공사비를 지급하는 ‘분양수입금 내 기성불’과 조합 사업비를 최우선 상환한 이후 공사비를 지급하는 ‘공사비 후상환’을 제시했다.
아울러 GS건설은 조합사업비 전액에 대해 CD+0.0% 금리 적용을 제안했다. 한남4구역 삼성물산(CD+0.78%), 용산정비창 HDC현산(CD+0.1%)보다도 우위에 있는 조건이다. 입찰보증금까지 포함해 전액 무가산 금리로 조달하는 셈이다.
이주비 조건으로는 LTV 100% 적용, 인근 엘스·리센츠·트리지움 동일 평형 이주 시 최저 이주비 보장을 명시해 거주 안정성을 보장했다.
사업촉진비는 1조원을 편성했으며, 조합원을 위한 분담금 납부 선택제도도 제시했다. 입주 시, 입주 2년 후, 입주 4년 후 중에서 100% 납부 시점을 조합원이 선택할 수 있다.
이와 관련 GS건설 관계자는 “잠실우성1·2·3차는 송파지역의 랜드마크 사업지가 될 것”이라며 “경쟁사와는 무관하게 최고의 단지로 지어 향후 송파·대치지역 수주의 발판으로 삼을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