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 남편은 사고 아니라 심근경색으로 죽은 거야” 보험사 주장…법원 판단은 [어쩌다 세상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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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 남편은 사고 아니라 심근경색으로 죽은 거야” 보험사 주장…법원 판단은 [어쩌다 세상이]

입력 : 2026.03.22 07:20

지병 있던 A씨, 사고로 고관절 수술 후 사망
보험사 “지병 때문에 사망 이르러” 주장
유족 “낙상사고와 수술이 직접 원인”
법원, 유족 손들어줘…상해보험금 지급 결정

인공고관절 이미지.[챗GPT]

인공고관절 이미지.[챗GPT]

보험사와 가입자 사이의 영원한 평행선, 바로 ‘인과관계’입니다. 특히, 고령의 환자가 사고를 당한 뒤 지병이 악화돼 사망하면, 보험사는 ”이건 사고(재해) 때문이 아니라 원래 있던 병(질병) 때문“이라며 상해(재해)사망보험금 지급을 거절하곤 합니다. 그런데 보험가입자 입장에서는 상해사망보험금의 보장금액이 매우 크기 때문에 상해사망을 인정받길 원합니다.

관련해서 법원은 설령 기왕증(이미 가지고 있던 질병)이 있었다 하더라도, 외부적인 사고가 사망의 결정적인 원인이 됐다면 이를 재해로 인정해야 한다고 보고 있습니다. 최근 법원은 이같은 법리를 다시 한 번 확인시켜 줬습니다.

A씨는 당뇨와 신부전증 등의 지병으로 요양병원에 입원 중이었습니다. 그러던 어느날 복도를 걷던 A씨는 엘리베이터 앞에서 그만 발을 헛디뎌 넘어졌습니다. 이 사고로 대퇴골 경부 등이 골절되는 중상을 입었습니다.

고령에 지병까지 있던 A씨였지만 골절을 방치할 수는 없었습니다. 그는 인근 병원으로 옮겨져 인공고관절 수술을 받았습니다. 수술은 무사히 끝난 듯 보였으나, A씨는 수술 합병증인 ‘색전증’과 ‘혈전증’으로 결국 사고 발생 한 달도 채 되지 않아 급성 심근경색으로 세상을 떠났습니다.

유족은 재해사망보험금을 청구했습니다. 그러나 보험사는 단호했습니다. A씨는 고령에 신부전증 등 위중한 기왕증이 있었고, 직접적인 사인은 심근경색이니 이는 재해가 아닌 질병 사망이라는 주장이었습니다.

하지만 법원은 유족의 손을 들어줬습니다.

법원은 A씨가 사고 전까지 위중한 상태가 아니었으며, 낙상사고가 없었다면 수술이나 합병증을 겪을 이유가 없었다고 봤습니다.

그리고 대퇴골 골절 수술 후 장기간 침상 안정을 해야 하는 환자의 경우 색전증과 혈전증으로 사망에 이를 수 있는 가능성이 있다는 점에도 주목했습니다.

또한, 설령 지병이 사망에 일부 기여했더라도, 낙상이라는 외부 요인이 더 직접적이고 중대한 영향을 미쳤다면 이는 ‘우발적인 외래의 사고’인 재해에 해당한다고 판단했습니다.

결국 법원은 보험사에게 보험금 7000만원을 유족에게 지급하라고 판결했습니다.

한세영 법무법인 한앤율 변호사는 “보험사는 사망진단서의 직접 사인이 질병 이름이면 일단 ‘질병 사망’으로 몰아가는 경향이 있다”며 “하지만 이번 판결에서 보듯 어르신들이 넘어지신 후 급격히 건강이 악화돼 사망했다면 단순히 노환이나 지병으로 치부하기 전 사고와의 연결고리를 꼼꼼히 짚어볼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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