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트넘에서 10년간 헌신했고, 지난 시즌 UEL 트로피까지 안긴 주장 손흥민의 거취에 시선이 쏠리는 2025년 여름이다. 계약만료가 1년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사우디아라비아 복수의 구단들이 강한 관심을 보이고 있어 행선지에 관심이 모아진다. 사진출처|토트넘 홋스퍼 페이스북
한국축구국가대표팀과 토트넘(잉글랜드) 캡틴 손흥민(33)을 둘러싼 요즘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 잔류보다 이적에 초점이 맞춰지는 모습이다. 돈이라면 물불 가리지 않고 영혼까지 판다는 다니엘 레비 토트넘 회장이 10년간 헌신했고 계약기간이 1년 남은 베테랑을 거액으로 처분할 기회를 마다하지 않을 것이라는 이야기가 끊이질 않는다.
복수의 영국 매체들은 최근 며칠 동안 “토트넘은 재정적 부담을 덜고 수익 극대화를 위해 손흥민을 이적시키고 싶어 한다. 팬들은 손흥민과의 이별을 안타까워하지만 이번 여름은 결별하기에 최적의 시기”라는 뉘앙스의 보도를 계속 내놓고 있다. 2015년 여름 토트넘에 입단해 2024~2025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 우승을 한 바로 지금이 양측이 헤어지기 좋은 타이밍이라는 의미다.
공신력에서 의문이 드는 ‘토트넘홋스퍼뉴스’나 온라인 지역매체 ‘풋볼런던’은 물론이고 대중지 ‘더선’과 ‘미러’, 정론지 ‘인디펜던트’와 ‘타임즈’, ‘가디언’까지 가세했다. 심지어 공영방송 BBC까지도 손흥민의 이적 가능성을 꽤 높이 바라보고 있다.
꾸준히 거론되는 차기 행선지는 사우디아라비아 프로페셔널리그다. 포르투갈의 2024~2025시즌 UEFA 네이션스리그 우승을 이끈 ‘리빙 레전드’ 크리스티아누 호날두가 활약하는 알나스르와 이달 중순 미국에서 개최될 2025 국제축구연맹(FIFA) 클럽월드컵에 출전하는 전통의 강호 알힐랄 외에 알아흘리, 알이티하드 등이 거론되고 있다. 이 중 알아흘리는 지난해 여름에도 후보지로 등장했다.
유럽축구 이적시장 전문가로 통하는 파브리시오 로마노도 “구체적 진전이나 뚜렷한 협상은 없었다”고 전제하면서도 “사우디아라비아가 손흥민에게 관심을 가진 것은 사실이다”라고 전했다. 사우디아라비아는 글로벌 스포츠 허브라는 국가 차원의 대형 프로젝트를 위해 축구에 남다른 정성을 쏟고 있다.
새로운 팬들을 흡수하고 TV 중계권을 판매하기 위해 전세계 각국의 슈퍼스타들을 최대한 많이 데려오려고 한다. 이 과정에서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역대 최고의 아시아 선수로 손꼽히는 손흥민이 복수의 구단 레이더망에 걸렸다.
당연히 헐값은 아니다. 몸값부터 어마어마한 규모가 예상된다. 일각에선 토트넘에서 손흥민과 최고의 궁합을 이룬 잉글랜드 스트라이커 해리 케인이 바이에른 뮌헨(독일)으로 향하며 기록한 이적료 9500만 유로(약 1470억 원) 이상도 가능하다고 본다. 선수가 직접 챙길 수 있는 연봉, 보너스 수준도 대단할 수 밖에 없다.
게다가 어수선한 토트넘의 최근 분위기도 ‘손흥민 이적설’에 힘을 싣고 있다. 엔제 포스테코글루 감독과 결별한 가운데 프랭크 토마스 브렌트포드 감독이 새로이 지휘봉을 잡을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세대교체를 위한 대대적인 선수단 리빌딩이 이뤄질 수 있고, 손흥민 등 높은 주급을 받는 일부 베테랑들이 처분 대상이 될 것이라는 내용이다.
실제로 토마스 감독은 브렌트포드에서 호흡한 브라이언 음뵈모를 데려오는 작업을 추진 중이다. 음뵈모는 측면 윙포워드와 최전방을 모두 책임질 수 있는 다용도 공격수다. 어떤 방식으로든 손흥민이 운명을 결정할 시간이 성큼 다가온 듯 하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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