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닌텐도가 정식 출시되기도 전부터 뜨거운 관심을 받는 콘솔 게임기 ‘닌텐도 스위치 2’의 메인 반도체 공급 업체로 삼성전자를 선택했다. 전작인 닌텐도 스위치에 들어가는 칩은 대만 TSMC에 맡긴 바 있어 블룸버그 통신은 “삼성전자에 중요한 승리가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블룸버그는 삼성전자와 엔비디아가 스위치 2용으로 설계한 반도체와 프로세서를 8나노(㎚·1㎚=10억분의 1미터) 공정으로 생산하기 위해 작업 중이라고 지난 20일 보도했다. 스위치 2의 두뇌 역할을 하는 테그라 통합 칩셋(SoC)은 엔비디아의 ‘암페어’ 설계 구조(아키텍처) 기반으로 개발해 삼성전자 8나노 파운드리(반도체 수탁생산) 공정에서 생산될 것으로 알려졌다.
다음달 5일 출시 예정인 스위치 2는 지난달 일본에서 추첨 방식으로 진행된 사전 예약에 220만명이 몰렸다. 온라인 플랜 구독 1년, 플레이 타임 20시간 이상 조건을 충족해야 사전 예약이 가능하므로 실제 수요는 이보다 많을 것으로 보인다.
닌텐도는 이달 8일 실적 설명회에서 “2025회계연도(2025년 4월~2026년 3월)가 끝나는 내년 3월까지 스위치 2를 1500만대 판매하겠다”고 밝혔다. 전작 스위치의 경우 1년 만에 1505만대를 팔았는데 스위치 2는 10개월 만에 따라잡겠다는 목표를 제시한 것이다. 출시 초기 공급이 달릴 것으로 점쳐지면서 1·2차 사전 예약 마감 뒤 당첨권에 웃돈이 붙어 거래될 정도다.
후루카와 슌타로 닌텐도 대표이사는 지난달 23일 엑스(X·구 트위터)를 통해 “스위치 2 사전 예약 판매 접수 이후 일본에서만 220만명이 응모해 준비한 본체 수량을 크게 넘었다”며 “닌텐도 스위치 2는 앞으로 상당수를 생산·출하해나갈 계획을 세우고 있다. 기대에 부응할 수 없게 돼 몹시 죄송하다”고 사과한 바 있다.
닌텐도로선 삼성전자와 손잡아 이 같은 물량 부족 우려를 덜어낸 셈. 2025회계연도가 끝나는 내년 3월까지 스위치 2를 2000만대 이상 출하 가능해 목표치를 달성할 만큼 생산 속도는 충분할 것으로 예상된다.
김봉구 한경닷컴 기자 kbk9@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