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현식 기자] 함세덕의 ‘동승’을 재창작한 국립극단 연극 ‘삼매경’이 7월 17일 명동예술극장에서 개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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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극단 ‘삼매경’ 홍보사진(사진=국립극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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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극단 ‘삼매경’ 홍보사진(사진=국립극단) |
국립극단은 18일 ‘삼매경’ 개막 소식을 알리며 “한국 연극의 태동기라 할 수 있는 근현대사가 발아한 우리 희곡에 현대적 감각을 입혀 무대에서 영원히 숨 쉬는 ‘한국적 고전’을 탄생시키고자 기획한 공연”이라고 소개했다.
‘동승’은 깊은 산속에서 지내며 자신을 두고 떠난 어머니를 그리워하는 동자승 도념의 이야기를 다루는 연극이다. 한국 희곡 중 서정적 낭만주의를 대표하는 작품으로 꼽힌다. 한국 연극사를 대표하는 문인 함세덕이 극작하고 유치진이 연출해 1939년 초연했으며 그해 제2회 연극대회 극연좌상(현 동아연극상)을 받았다. 이후 동명의 영화로도 제작됐고 대학수학능력시험 문제로 출제되기도 했다.
‘삼매경’은 ‘동승’의 뼈대 위에 새살을 입혀 재창작한 작품이다. ‘맹’, ‘진천사는 추천석’, ‘조치원 해문이’ 등으로 호평받은 이철희가 ‘삼매경’의 재창작과 연출을 맡았다.
한 배우의 자전적 이야기로 탈바꿈시켰다는 점이 특징이다. 34년 전 자신의 역할을 실패라고 여기며 연극의 시공간에서 헤어 나오지 못하다가 저승길에 오른 배우가 삼도천으로 뛰어들어 과거와 현재, 연극과 현실이 혼재된 기묘한 ‘삼매경’을 경험하게 되는 이야기를 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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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춘성의 1991년 ‘동승’ 출연 당시 모습(사진=국립극단) |
도념 역은 1991년 박원근이 연출한 ‘동승’에서 동자승 도념 역을 맡았던 지춘성이 맡는다. 당시 25세였던 지춘성은 ‘동승’으로 제15회 서울연극제 남우주연상을 수상하고 이듬해 제28회 백상예술대상 연극 부문 인기상을 받은 바 있다. ‘삼매경’에서는 실제 자신과 배역을 일치시켜 34년 전 어린 불자를 연기했던 59세의 오늘날 본인으로 무대에 오를 예정이다.
공연에는 지춘성을 비롯해 고용선, 곽성은, 김신효, 서유덕, 심완준, 윤슬기, 이강민, 정주호, 정홍구, 조성윤, 조영규, 조의진, 홍지인 등 13명의 배우가 출연한다. 배우들은 각자의 배역뿐만 아니라 ‘언 땅에 부는 초록’, ‘고군분투하며 흐르는 시냇물’, ‘바람의 울리는 풍경’, ‘겨울의 딱새’ 등 자연물을 온몸으로 표현하는 역할도 맡는다.
‘삼매경’은 개막 후 8월 3일까지 공연한다. 창작진에는 이태섭 무대 디자이너, 김창기 조명 디자이너 등이 합류했다.
이철희 연출은 “‘삼매경’을 만난 관객들이 내가 한 선택이 나의 역사이고 그 무게를 기꺼이 감당하는 것이 아름답다고 느낀다면, 그래서 이 연극이 삶의 의지를 조금이라도 격려할 수 있었으면 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