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광장/이은주]돌에게 말을 거는 사람들

1 week ago 28

‘반려돌’ 키우는 시대, 외로움 이만큼 깊어 돌봄로봇 말 걸어주자 노인 우울감 줄어 단, 챗봇 오래쓰니 고립감 커졌다는 연구도 결국 필요한 건 AI보다 말 주고받을 사람 이은주 객원논설위원·서울대 인공지능신뢰성 연구센터 소장 온라인 스토어에서 ‘반려돌’을 검색하면 수십 종의 상품이 뜬다. 완제품부터 직접 꾸미는 DIY 키트, ‘핸드스톤’이라 부르는 광물 원석형 등 다양하다. 사람들은 돌에 이름을 붙여주고, 잠자리를 만들어준다. 하루 동안 있었던 일을 들려주고 생일도 챙긴다. 안내서에는 반려돌과 책 읽기, 노래 듣기, 마음속 고민 말하기 같은 관리법이 적혀 있다. 말을 걸고 싶은데 마땅한 상대가 없는 사람이 그만큼 많다는 뜻이겠다. 실제로 9월 10일 자살예방의 날을 맞아 발표된 한 조사에서 성인 응답자의 절반가량은 최근 6개월간 일주일에 한 번 이상 외로움을 느꼈다고 답했다. 열 명 중 여섯은 힘든 일이 있어도 남에게 쉽게 털어놓지 않는다고 했다. 그런데 돌보다 훨씬 말이 잘 통하는 상대가 나타났다. 아이 모습을 한 인공지능(AI) 돌봄로봇 ‘효돌’이다(공교롭게도 이 역시 ‘돌’이다).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의 지원으로 의료 취약지 독거노인 약 1230명에게 보급된 효돌은 약 먹을 시간을 알려주고, 말을 걸면 대답하며 오랫동안 움직임이 없으면 보호자에게 알린다. 올해 초 용인세브란스병원이 그중 430명을 대상으로 사용 전후를 비교한 결과, 우울 고위험군 비율은 35.7%, 사회적 고립감 고위험군 비율은 24.7% 줄었다. 복약 순응도가 양호한 사람의 비율은 27% 늘었다. 이름을 불러주고 대꾸해주는 존재가 생기니 우울이 줄고 약을 챙겨 먹게 된 것이다. 그렇다면 AI가 외로움의 해결책이 될 수 있을까. 하버드대와 펜실베이니아대 연구진이 2025년 ‘소비자 연구 저널’에 발표한 논문에 따르면, AI 동반자 애플리케이션(앱)과 대화한 직후 외로움은 사람과 대화했을 때와 같은 수준으로 줄었다. 유튜브 시청 같은 다른 활동보다 효과가 컸다. 이러한 효과는 일주일 동안 매일 앱을 사용해도 꾸준히 나타났는데, 외로움 완화의 핵심은 ‘이해받는 느낌(feeling heard)’이었다. 하지만 올해 ‘실험사회심리학 저널’에 소개된 연구 결과는 다르다. 연구진은 첫 학기를 보내는 대학 신입생 296명을 세 집단으로 나눴다. AI 챗봇과 대화하기, 무작위로 배정된 동급생과 문자 교환하기, 한 줄 일기 쓰기 중 하나를 2주간 매일 하게 ...

Read Entire Articl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