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광장/이정은]‘용혜인 후폭풍’이 흔든 성평등 정책

1 week ago 26

장관 후보자 4명 낙마 인사검증 실패 정치적 계산과 겉포장에 치우친 인사 女 수장 상징성과 정책 추진력 약화 젠더 갈등 조정할 리더십 필요 시점 이정은 부국장 이재명 정부에서 낙마한 장관 후보자 4명은 공교롭게도 모두 여성이다. 교육부 이진숙, 기획예산처 이혜훈, 여성가족부 강선우 장관 후보자에 이어 용혜인 성평등가족부 후보자가 물러났다. 여성이라서 검증이 더 가혹했다는 일각의 분석엔 동의하지 않는다. 청문회 전후 과정과 내용을 뜯어보면 각자의 결격사유 혹은 공분을 불러일으킨 의혹들로 엎어졌다. 녹취록 속 히스테리컬한 고음의 폭언과 갑질 소재였던 쓰레기 봉투, 눈물의 신파극 같은 것들만 뇌리에 남아 있다. 성별을 떠나 앉혀서는 안 될 인물을 지명한 게 문제인데, 성평등가족부 장관으로 대상 부처를 좁혀 보면 여성이라는 점이 더 두드러지기는 한다. 2023년 김행 후보자까지 3년간 벌써 세 번째다. ‘잔혹사’로 불리는 이 부처의 연이은 인선 실패는 담당 장관의 인선 기준이 다르거나 혹은 낮아진 탓으로 볼 여지가 상당하다. 업무 적합성과 자질보다는 구색을 맞출 겉포장에 더 비중을 두다 보니 제대로 된 검증이 이뤄질 리 없었다. 용 후보자만 해도 “왼쪽을 더 품으라”고 한 이 대통령의 정치적 의도와 ‘30대 워킹맘 깜짝 발탁’ 같은 스토리를 만들려 한 시도 외에 그가 왜 여성과 가족 정책을 이끄는 수장이 돼야 하는지를 설명할 근거를 찾을 수 없었다. 여성계의 탄탄한 지지와 네트워크 속에 안착한 원민경 현 장관이 임기를 갓 1년 채운 시점에 교체 대상이 될 이유도 없었다. 느닷없이 개각 명단에 이름을 올린 용 후보자를 놓고 ‘물소 떼 전략’이니 ‘버리는 카드’니 하는 말들이 여의도 안팎에서 쏟아진 것부터가 그 인선이 얼마나 우습게 보였는지 보여주는 방증이다. 2001년 여성부로 출발한 성평등가족부는 현재까지 15명의 장관이 모두 여성이다. 장관의 성별을 정해 놓은 법은 없으나 여성을 대표하는 상징적 자리라는 점에서 사회적 동의를 얻어온 인선이다. 보수 유림계와 치열하게 맞붙었던 호주제 폐지부터 성폭력 피해자 보호와 여성 일자리 창출과 남녀 임금 격차 해소까지, 여성 장관의 경험과 관점이 아낌없이 정책에 반영돼 왔다. 이런 수장의 자리가 계속 흔들리면 그 상징성 훼손은 물론 여성 관련 정책들의 추진력까지 약화될 우려가 크다. 학교 밖 청소년과 다문화 가정 지원 등 연간 예산 2조 원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가족 정책도 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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