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류크 우크라 보안국 국장이 주도
“러에 죽음을” 취임부터 결사항전
러 함대 드론 공습 등 작전 기획
우크라이나가 3일 러시아 본토와 2014년 러시아가 강제 병합한 우크라이나 남부 크림반도를 잇는 ‘크림대교’의 수중 교각 받침대 일부를 TNT 폭탄으로 제거했다. 무인기(드론)를 대거 러시아 본토로 밀반입시켜 러시아의 공군기지 5곳을 타격한 ‘거미줄 작전’을 실시한 지 이틀 만이다. 최근 전황에서 러시아에 크게 밀린다는 평가를 받아 온 우크라이나가 두 작전을 통해 러시아에 상당한 피해를 입혔다는 평가가 나온다. 또 두 작전을 주도한 우크라이나 보안국(SBU)의 바실 말류크 국장(42·사진)이 큰 주목을 받고 있다.
SBU는 우크라이나가 소련에서 독립한 1991년 설립된 보안 기관으로, 소련의 정보 조직 KGB에 빗대 ‘우크라이나판 KGB’로 불린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은 2023년 2월 말류크 국장을 SBU 수장으로 발탁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전쟁이 장기화되며 최근 올렉시 레즈니코우 전 국방장관 등 군 수뇌부와 갈등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말류크 국장에게만은 전폭적인 지지를 보내고 있다. 지난달 8일 그에게 최고 훈장과 ‘영웅’ 칭호도 수여했다.
특히 크림대교 공격은 벌써 세 번째다. 우크라이나는 2022년 10월, 2023년 7월에도 크림대교를 공습했지만 완전히 파괴하는 데 실패했다. 이번에도 교각 파괴로 한때 통행이 중단됐지만 곧 재개됐다.
우크라이나가 크림대교 공격에 적극적인 건 이 다리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자존심’으로 불릴 만큼 푸틴 정권과 관계가 깊기 때문이다. 푸틴 대통령은 크림반도 합병과 이 다리의 개통을 주요 치적으로 내세우고 있다. 2018년 개통 땐 직접 트럭을 몰고 다리를 건너기도 했다.
이기욱 기자 71woo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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