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임기를 시작한 이재명 대통령이 대선 후보 시절 경제부처 조직개편 공약을 천명한 만큼 새 정부에서 금융당국 체계도 개편을 맞을 것으로 보인다. 이런 가운데 관가 안팎에서는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 수장 인선에 관심이 쏠린다.
금융위 새 수장 하마평엔 도규상·김태현·김용범·손병두 등
5일 관가 안팎에서는 이날 3년 임기를 마치고 퇴임한 이복현 금융감독원장과 지난해 7월 취임한 김병환 금융위원장의 후임에 대한 하마평이 오르내리고 있다.
김병환 위원장의 경우 임기를 2년여 남겨둔 상태이지만 새 정부가 출범한 만큼 새로운 인물로 교체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나온다.
차기 금융위원회 수장으로는 도규상 삼정KPMG경제연구원장(전 금융위원회 부위원장), 김태현 국민연금공단 이사장, 손병두 토스인사이트 대표(전 한국거래소 이사장), 김용범 해시드오픈리서치 대표(전 기획재정부 1차관) 등이 거론된다.
도규상 원장은 당시 청와대 경제정책비서관과 금융위 부위원장 등 문재인 정부 시절 요직을 거친 인물이다. 올 4월에는 민주연구원과 함께 이재명 당시 대통령 후보의 '싱크탱크' 역할을 했던 '성장과 통합'에 합류했다.
손병두 대표는 금융위 부위원장을, 김용범 대표는 금융위 부위원장에 이어 기재부 1차관을 지냈다. 김용범 대표는 대선 전 이 대통령과 개인 면담을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는데, 금융위원장뿐 아니라 경제부총리 후보로도 거론되고 있다.
관료 출신이 아닌 인물 중에선 홍성국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도 거론된다. 애널리스트 출신으로 대우증권 사장까지 지낸 홍 위원은 민주당 내 대표적 금융경제 전문가로 불린다.
금융위 부위원장(차관) 자리에는 현재 대행을 맡은 권대영 사무처장과 정완규 여신금융협회장 등이 언급된다.
금감원 수장 후보군엔 김병욱·김은경·원승연 등
금융감독원의 경우 이복현 원장이 이날 3년 임기를 마쳤다. 지금과 같은 조직이 유지될 경우 금감원장 후보군에 정무수석 후보로도 거론되는 김병욱 전 의원이 당국 안팎에서 후보군으로 언급된다. 그는 이 대통령이 2017년 대선에 처음 출마했을 당시부터 보좌해온 핵심그룹 '7인회' 멤버이기도 하다.
김은경 한국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도 하마평에 일찍이 올랐다. 김 교수는 문재인 정부 시절 금감원에서 첫 여성 금융소비자보호처장을 지내고, 2023년 민주당 혁신위원장을 맡았다.
이 대통령이 정책공약집에서 금융소비자보호 강화를 위한 제도개선을 약속하고, 금융소비자보호기구의 기능과 독립성을 대폭 강화하겠다고 밝힌 만큼 이 분야 전문성을 지닌 김 교수가 중용될 가능성도 적지 않다.
아울러 금감원 자본시장·회계담당 부원장을 지낸 원승연 명지대 경영학과 교수도 이름이 나온다.
금융권에서는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 수장 인선이 조직 개편의 큰 흐름과 맞물려 결정될 것으로 예상한다.
앞서 민주당이 발표한 정책공약집에 따르면 기획재정부가 재정경제부(재경부)와 기획예산처로 분리될 가능성이 있다. 이 경우 금융위원회의 기능은 쪼개질 수밖에 없다. 기존 기능을 어디로, 얼마나 덜어낼지는 아직 미지수다.
금융위의 기존 금융정책 총괄 기능은 재경부로 옮겨가고, 건전성 등 금융감독 관련 법령과 금융기관 설립·합병·전환·인허가를 담당하는 새 조직 '금융감독위원회'(금감위)가 신설되는 시나리오도 언급되고 있다.
금감위 산하에는 금융건전성과 금융시장감독원을 두고, 현행 금융소비자보호처를 확대 개편하는 방안도 이야기된다.
신민경 한경닷컴 기자 radi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