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또 청약 '래미안원펜타스' 만점통장…알고 보니 '위장전입'

지난해 1순위 청약 경쟁률 527대 1을 기록했던 래미안원펜타스에서 등장한 청약 '만점 통장' 일부는 위장전입으로 가점을 높였던 것으로 나타났다.

16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윤재옥 국민의힘 의원이 국토교통부로부터 제출받은 '2024년 하반기 주택 부정청약 점검결과'에 따르면, 래미안원펜타스 청약 가점 만점인 84점을 받은 청약통장 4건 중 1건이 위장전입으로 밝혀졌다.

적발된 부정 청약자는 장인과 장모를 위장 전입해 부양가족 점수를 채운 것으로 드러났다. 이를 배제한 실제 점수는 74점으로 래미안원펜타스 청약 당첨자 평균 가점 76.54점보다 낮다.

청약 가점은 무주택 기간과 청약통장 가입 기간, 부양가족 수로 결정되는데, 84점 만점을 받으려면 무주택 15년, 청약통장 가입 15년, 부양가족 6명을 충족해야 한다.

서울 서초구 반포동 신반포15차를 재건축한 '래미안원펜타스'는 전체 641가구 중 전용면적 59~191㎡ 292가구를 일반분양했다. 전용 84㎡ 분양가격이 20억원을 넘었지만, 분양가상한제로 인해 주변 시세보다 저렴해 20억원의 시세차익이 기대되면서 대표적 로또 청약 단지로 꼽혔다.

지난해 7월 말 1순위 청약에서는 178가구 모집에 9만3864명이 신청하며 평균 청약 경쟁률 527.3대 1을 기록하기도 했다.

청약 경쟁이 과열되자 국토부는 래미안원펜타스를 비롯해 지난해 하반기 고가점자가 몰린 인기 청약 단지를 대상으로 실태조사를 벌였다. 조사 결과 부정행위로 가점제 청약에 당첨된 사례 180건이 적발됐고, 청약 가점 70점을 넘긴 부정 당첨자 151건이 모두 위장전입으로 파악됐다. 래미안원펜타스에서도 40건의 부정 청약이 적발됐다.

정부는 위장전입을 통한 부양가족 수 부풀리기 등 부정 청약을 원천 차단하기 위해 주택공급규칙 개정을 추진 중이다. 앞으로 부양가족을 확인할 때 직계존속은 입주자 모집 공고일 이전 3년, 30세 이상 직계비속은 1년간의 건강보험 요양급여 명세를 제출하도록 하는 게 골자다.

오세성 한경닷컴 기자 ses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