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리츠증권 "IB 대폭 강화…발행어음 인가시 기업 자금줄 역할에 집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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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도 당기순이익 4360억원…반기 기준 역대 최대
"메리츠증권도 IB 다각화가 목표"
"발행어음 인가시 규제 요구 이상으로 기업금융에 집중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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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리츠증권이 올 상반기 반기 기준 역대 최대 실적을 올렸다. '정통 기업금융(IB)' 기능을 강화해 발행어음 인가를 받을 경우 기업금융과 모험자본 공급 역할에 집중하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별도 당기순이익 4360억원…반기 기준 역대 최대

13일 메리츠금융지주에 따르면 메리츠증권의 올 상반기 별도 기준 당기순이익은 4360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11.3% 올랐다. 이 증권사 반기 기준 역대 최고치다. 올 2분기 별도 기준 당기순이익은 2053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6.9% 불어났다.

기업금융(IB) 순영업수익은 1045억원으로 작년 2분기에 비해 168억원(14%) 감소한 반면 자산운용 등 부문의 수익은 2310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481억원(26%) 늘었다. 작년 2분기 별도 순영업수익 비중 43%를 차지했던 자산운용은 올 2분기 48% 비중을 차지했다.

'수수료 전면 무료'에 리테일 예탁자산 증가…수익은 감소

위탁매매 실적은 올 2분기 123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32%, 전 분기 대비 1% 줄었다. 작년 2분기에 비해 국내주식 일평균 거래대금이 소폭 늘었지만 수익은 확 내렸다. 메리츠증권이 온라인 비대면 계좌 '수퍼365' 마케팅을 위해 한시적 수수료 전면 무료화 정책을 적용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수수료 무료화 정책 영향으로 리테일 예탁자산은 올 2분기 기준 35조4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45.6% 급증했다. 직전 분기(31조8000억원)에 비하면 11.3% 늘었다.

자산관리 수익은 전년대비 1% 늘어난 108억원이었다. 메리츠증권에 1억원 이상을 맡긴 자산관리 고객 수는 작년 2분기 1만693명에서 올 2분기 2만8063명으로 증가했다.

올 2분기 기준 메리츠증권의 운용자산 규모는 41조40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8조7000억원 늘어났다.

"MTS 인프라 강화…내년 상반기 신규 플랫폼 출시"

장원재 메리츠증권 S&T·리테일부문 대표는 이날 실적 컨퍼런스 콜에서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 등 리테일 IT 인프라 보강과 실시간 모니터링 강화를 위해 200억원 이상을 추가 투자하고 있다"며 "내년 상반기 글로벌 주식 커뮤니티와 AI 기능을 결합한 신규 트레이딩 플랫폼을 출시하는 게 목표"라고 했다.

장 대표는 최근 디지털 자산 전담 부서를 신설한 일에 대해선 "스테이블코인 발행·운용, 가상자산 프라임 브로커리지, STO 시장조성, 가상자산 담보 신용공여 등 다양한 사업 기회를 검토할 것"이라며 "정부의 디지털 자산 법·제도 정비에 맞춰 잘할 수 있는 영역을 적극 발굴해 추진하겠다"고 했다.

"기업금융 대폭 충원…전통 IB 영역으로 확장"

이날 메리츠증권은 기업금융(IB) 경쟁력을 대폭 강화해 전통 IB 영역으로 확장할 것이라는 계획도 밝혔다.

김종민 IB·관리부문 대표는 "올 상반기 기업금융본부, ECM솔루션본부, 종합금융본부를 신설하고 전문 인력을 충원해 1차적인 조직 세팅을 완료한 상태"라며 "사업 구조나 재무구조 개편이 필요한 기업 고객에 적합한 솔루션을 제공하는 빅딜을 성사시키고, DCM과 ECM 등 전통적인 기업 금융 비즈니스까지 영역을 확장해 '종합 패키지' IB 솔루션을 제공하는 게 목표"라고 했다.

그는 "최근 SK이노베이션 LNG 자산 유동화 딜 우선협상자로 선정된 것도 단순히 금리 경쟁을 통해서가 아니라 기업에 맞춘 솔루션을 제안했기 때문"이라며 "SK이노베이션의 LNG 밸류체인 가치에 주목해 리스크·수익 분석 기반의 거래 구조를 제안했고, LNG 자산 유동화와 PRS 투자를 복합 제안해 양측 니즈를 충족시켰다"고 설명했다.

"발행어음 인가 강한 희망…자본시장 활성화 기여할 것"

당국으로부터 발행어음 인가를 받을 경우 기업금융과 모험자본 공급 역할에 집중할 것이란 계획도 밝혔다. 메리츠증권은 지난달 당국에 인가를 신청했다.

발행어음은 증권사가 고객에게 약속한 만기 및 수익률로 발행하는 만기 1년 이내의 단기 금융 상품이다. 증권사는 발행어음으로 조달한 자금을 기업 금융,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등에 투자해 차익을 거둘 수 있다. 금융위원회는 앞서 그간 종투사들이 집중해온 부동산 PF 등 단기 성과 위주 사업 대신 벤처기업에 모험자본을 더 공급하도록 유도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김종민 대표는 “메리츠증권은 정부의 정책 방향인 자본시장 활성화 측면에서 의미 있는 기여를 할 수 있는 역량과 잠재력을 가졌다"며 "발행어음 인가에 대한 강한 희망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인가를 받으면 리테일 중심으로 안정적으로 상품을 제공해 조달원을 다변화하고, 조달 자금은 부동산 비중을 최소화하며 기업금융·모험자본 자산에 집중 운용할 계획"이라며 "메리츠증권의 사업목표인 IB 다각화와 정부 정책목표인 자본시장 활성화가 동시에 충족될 수 있게 하겠다"고 했다.

발행어음 본연의 목적에 맞게 규정 수준보다 기업금융·모험자본 비중을 높일 것이란 설명이다. 현행 규정에 따르면 발행어음을 통해 조달한 자금은 기업금융에는 50% 이상을 투자해야 한다.

발행어음 사업 운용 마진은 약 1.5%포인트로 전망했다. 김 대표는 “시장 상황에 따라 달라질 수 있지만, 조달 금리 3% 안팎, 운용 금리 4.5% 안팎으로 발행어음 운용 마진으로 약 1.5%포인트를 예상하고 있다”고 했다.

한편 이날 김용범 메리츠금융지주 부회장은 세제개편안과 관계 없이 주주환원 정책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김 부회장은 “일반주주 중심 의사결정을 원칙으로 하며, 감액배당 과세는 대주주 대상이라 일반주주는 비과세 혜택이 유지된다”고 말했다.

선한결 기자 alway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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