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ESG] ESG 정보 공시 Q&A 21회
Q. 부동산 ESG 평가에 효과적으로 대비하려면 어떤 준비가 필요할까요?
부동산업계의 ESG(환경·사회·지배구조) 평가 중심에는 글로벌 부동산 지속가능성 벤치마크(GRESB)가 있습니다. 2023년 기준 전 세계 8조8000억 달러(약 1경2535조 원) 규모 자산이 이를 통해 관리되고 있습니다. 매년 GRESB 평가 기준은 지속적으로 개선되고 있으며, 올해는 글로벌 지속가능성 공시와의 연계성 강화, 보고 프로세스 간소화 등의 변화가 이뤄졌습니다. 에너지 효율성 인정, 서민용 주택 지표 도입, 재생에너지 및 내재탄소 보고, 생물다양성 관련 지표도 새롭게 도입되고 있습니다.
특히 GRESB는 생물다양성에 대한 새로운 지표를 도입해 자연 관련 위험과 기회에 대한 평가를 강화하고 있습니다. 2025년부터는 평가 체계가 한층 정교해지고, 글로벌 프레임워크와의 연계성도 더욱 강화되면서 단순 대응을 넘어 전략적 대응이 필수가 되었습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효율적인 평가 대응을 위해서는 다음 5가지에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첫째, 데이터 관리 체계 강화입니다. GRESB 평가의 기본은 정확하고 포괄적인 데이터입니다. ESG 데이터의 투명성과 정합성은 이제 핵심 경쟁력으로 부상하고 있습니다.
둘째, 전사적 ESG 지배구조의 확립입니다. ESG 전략 수립과 실행을 위한 내부 지배구조 체계를 명확히 해야 합니다. 이사회 차원의 ESG 감독, 경영진의 책임과 역할, ESG 성과와 보상 연계 등 체계적 구조를 갖추는 것이 중요합니다.
셋째, 글로벌 표준과의 연계성 확보입니다. GRESB는 기후변화 관련 재무정보공개 협의체(TCFD), 글로벌 리포팅 이니셔티브(GRI) 등 글로벌 ESG 표준 및 이니셔티브와의 연계성을 지속적으로 강화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주요 글로벌 프레임워크를 숙지하고, 자사 ESG 전략과 보고 체계를 이에 맞춰 조정해야 합니다.
넷째, 이해관계자 참여 확대입니다. 부동산의 특성을 감안해 임차인(테넌트), PM사, FM사, 지역사회 등 다양한 이해관계자와 협력해 ESG 성과를 제고해야 합니다. 특히 임차인 참여 프로그램을 통해 건물 운영 효율성을 개선하고 공급망 전반의 ESG 관행을 향상시키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다섯째, 탄소중립 전략의 고도화입니다. 부동산산업의 탈탄소화는 GRESB가 가장 중요하게 평가하는 항목입니다. RE100 정의에 따른 재생에너지 조달 방식을 차별화하고, 내재탄소 관리 방안을 마련해야 합니다. 부동산시장에서는 ESG 성과에 따라 ‘그린 프리미엄’과 ‘브라운 디스카운트(환경성과 저조 자산을 할인)’가 현실화되고 있습니다. 친환경 인증을 받은 건물은 임대료와 자산가치 측면에서 프리미엄을 누리는 반면, 낙후된 건물은 공실률 증가와 가치 하락을 피하기 어렵습니다.
이러한 가격 차별화는 점차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으며, 국내시장에서도 가시화되고 있습니다. ESG를 이행하지 않은 자산의 가치 하락은 피할 수 없는 현실이 되었습니다. GRESB 점수는 단순한 숫자가 아니라 기업의 ESG 성숙도를 시장에 전달하는 신호입니다.
김민석 마스턴투자운용 전략기획부문 팀장·한국PR협회 ESG이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