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부가 한가위 앞두고 점검해 두면 좋은 것[고영건의 행복 견문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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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영건 고려대 심리학부 교수 ‘칼립소’라는 음악 장르가 있다. 단순히 흥겨운 음악이 아니라, 노래로 사회를 풍자하고 논쟁적인 주제에 대해 의견을 표현한다. 칼립소 중에 1954년 발표된 로드 키치너의 ‘아내와 어머니’라는 곡이 있다. 그 노래는 부부들을 향해 “어머니와 아내가 물에 빠진다면, 누구를 구할 것인가?”라는 질문을 던진다. 키치너는 자신이라면 아내에게는 미안하지만 어머니를 구하겠다면서 이렇게 노래했다. “아내는 언제든 다시 얻을 수 있지만, 살면서 어머니는 다시 얻을 수 없으니까요.” 남성의 경우 어머니와 아내, 여성의 경우 아버지와 남편이 물에 빠졌다고 가정하고 동일한 사고실험을 직접 해보기 바란다. 만약 당신이라면 어느 쪽을 구하겠는가? 어느 쪽을 택하든 각각의 목숨을 구할 수 있는 확률은 동일하며, 한 명을 구하면 다른 한 명은 포기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물론 정답은 존재하지 않는다. 다만 심리학적인 관점에서 본다면, 이 과제의 핵심은 부부가 이 문제 상황에서 어떻게 할 것인지를 합의하는 데 있다. 성리학적 규범이 강조되던 조선 시대에는 배우자보다는 부모가 더 중시됐다. 하지만 심리학적인 관점에서는 남성의 경우 아내를 구하고 여성의 경우 남편을 구하는 선택을 하는 것도 가능하다. 결혼은 신랑과 신부가 성인으로서 원가족으로부터 독립해 모든 판단의 중심을 두 사람의 관계에 두고 삶을 새출발하는 것을 뜻하기 때문이다. 물론 어느 한쪽을 더 우선시하지 않고 똑같이 중시하면서도 모든 문제를 해결할 수 있기만 하다면 정말 좋을 것이다. 하지만 이것은 결혼 후 모든 사안에 대해 부모와 배우자 사이에 의견 불일치가 존재하지 않을 것으로 기대하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현실적이지 않다. 아무리 대화로 의견을 조정하더라도 때로는 의견이 일치하기 어려운 문제 상황이 존재한다. 이런 경우 불가피하게 어느 한쪽을 우선시할 수밖에 없다. 이때 만약 배우자보다 부모를 우선시한다면 흔히 고부 갈등 혹은 장서 갈등의 도화선이 될 수 있다. 물론 부모보다 배우자를 우선시한다면 모자 갈등 혹은 모녀 갈등이 생길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때로는 고부 갈등보다는 모자 갈등이, 그리고 장서 갈등보다는 모녀 갈등이 더 나은 해결책이 될 수 있다. 보통 부모 입장에서는 며느리보다는 아들을 혹은 사위보다는 딸을 용서하기가 더 쉽기 때문이다. 무엇보다도 자녀를 진정으로 사랑하는 부모라면, 자녀가 자신보다 배우자의 목숨을 구하는 선택을 할 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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