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 다저스 사사키 로키. /AFPBBNews=뉴스1 |
최고 시속 165㎞ 광속구를 뿌리는 괴물 투수. 그러나 커리어 내내 130이닝을 소화한 적이 한 번도 없었던 유리몸 투수.
우려는 현실이 됐다. 사사키 로키(24·LA 다저스)가 유리몸 우려를 털어내지 못하고 결국 부상으로 드러누웠다.
LA 다저스는 21일(한국시간) 홈페이지를 통해 "좌완 투수 잭 펜로드(28)를 보스턴 레드삭스로부터 현금 트레이드로 영입했다"며 "펜로드의 로스터 빈 자리를 확보하기 위해 사사키를 60일 부상자 명단(IL)으로 옮긴다"고 밝혔다.
올 시즌을 앞두고 아마추어 계약으로 다저스 유니폼을 입은 사사키는 빅리그에서 8경기에 등판해 1승 1패 평균자책점(ERA) 4.72를 기록한 뒤 지난달 우측 어깨 충돌증후군으로 인해 15일자 IL에 등재됐다.
상황은 생각보다 심각했다. 캐치볼을 시도하며 복귀 가능성을 점쳤으나 몸 상태는 나아지지 않았다. 주사 치료까지 해봤지만 재활에 진도를 내지 못했고 결국 시즌 아웃까지 우려되는 상황이 됐다.
일본 야구 매체 풀카운트에 따르면 지난 16일 데이브 로버츠 다저스 감독은 "아직 제대로 투구할 준비가 되지 않았다고 생각한다"며 사사키의 복귀 시점에 대해 확신하지 못하며 "이번 시즌에는 그가 없는 상태에서 싸우는 것을 고려해야 한다. 그렇게 생각하는 게 옳은 생각"이라고 답했다.
사사키 로키. /AFPBBNews=뉴스1 |
이날 사사키가 60일자 IL로 이동하며 사실상 사사키의 시즌 아웃이 기정사실화됐다.
사사키는 최고 시속 165㎞의 무시무시한 강속구를 뿌리고 150㎞ 대의 '귀신 포크'라 불리는 포크볼을 바탕으로 일본프로야구(NPB) 무대에서 강렬한 임팩트를 남긴 선수다. 2022년 최연소 퍼펙트 게임과 함께 한 경기 19경기 탈삼진이라는 기록을 작성하기도 했다.
잠재력 만큼은 야마모토 요시노부, 오타니 쇼헤이에 못지 않다는 평가를 받았지만 내구성에는 의구심이 뒤따랐다.
이러한 우려 속 2020년 1군에서 뛰지 않으며 몸을 만들었음에도 이후 4시즌 동안 단 한 번도 130이닝 이상을 던진 적이 없었다. 너무도 잦은 부상 때문이었다.
그럼에도 사사키는 지난 시즌을 앞두고 메이저리그 진출 욕심을 내비쳤고 연봉 협상이 지체된 이유였다. 결국 팀에 잔류했지만 올 시즌을 앞두고 지바롯데는 사사키의 바람대로 빅리그 진출을 허용키로 했다. 두 시즌만 더 뛸 경우 야마모토와 마찬가지로 엄청난 포스팅 금액을 챙길 수 있었지만 사사키의 욕심에 두 손을 들었다.
25세 이하 선수는 아마추어 계약을 맺어야 하는 조항 때문이었다. 결국 사사키는 650만 달러(89억원) 규모에 계약을 맺고 다저스로 향했으나 첫 시즌부터 부상으로 쓰러지며 아쉬움을 남기고 있다.
지난 3월 30일 조기강판 후 벤치에서 눈물을 흘리는 사사키. /AFPBBNews=뉴스1 |
부상뿐 아니라 성숙지 못한 태도로도 사령탑의 눈살을 찌푸리게 만들었다. 사사키는 3월 조기강판 후 눈물을 보이기도 했는데 로버츠 감독은 "사사키는 고생하는 데 익숙지 않다"고 했고 부상 여부를 숨긴 것에 대해선 "우리에게 몸 상태에 대해 정확하게 전달하지 않은 것이 자주 있었던 것 같다. 솔직하게 소통해야 한다는 걸 배웠을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일본 누리꾼들의 시선은 곱지 않다. 앞서 사사키의 이기적인 태도에 비판 여론을 모았던 일본 누리꾼들은 이번에도 사사키를 향해 냉정한 발언들을 서슴지 않았다.
일본 포털사이트 야후재팬에선 재팬풀카운트의 기사에 2000개 가량의 댓글이 달렸고 그 중에서도 가장 많은 호응을 받은 댓글의 반응을 작성한 누리꾼은 "TV에서 사사키가 다저스 벤치에 앉아 있는 걸 봤다. 지금 상황을 고려하면 다저스 벤치에 앉아 있을 자격이 없다. 시간이 된다면 하체 단련에 집중하고 그 다음에는 약한 정신력 강화에 온 힘을 쏟아야 한다. 다저스 벤치에 있는 건 정신력을 강화하는 게 아니다. 오히려 더 약하게 만든다. 목숨을 걸고 온 힘을 다해 상대와 맞설 힘이 없다면 그는 여기서 끝장이다. 다시는 얼굴을 일그러뜨리고 불안에 눈이 뒤집히는 모습을 보고 싶지 않다. 몸과 마음을 철저히 단련하라"고 조언했다.
사사키의 이른 빅리그 진출에 대한 지적도 빠지지 않았다. "너무 일찍 떠나서 메이저리그에 온 이유를 모르겠다. 팀에 기여하지 못할 뿐만 아니라 벤치에 앉아 있는 것 같아 짜증이 난다. 그가 노력한다는 보도도 없으니 마이너리그로 가서 자신감과 힘을 얻고 돌아오기를 바란다. 보통은 팀을 위해 매일 열심히 뛰는 선수들이 안타까울 것이다. 특히 불펜 투수들은 거의 매일 기용돼 매우 지쳐 있다고 생각한다. 개인적으로는 사사키가 너무 일찍 떠나서 투수가 부족하고 불펜 투수들의 부담이 너무 커서 오타니의 복귀도 일찍 이뤄진 것 같습니다. 솔직히 다저스 팬으로서 지금 사사키는 필요하지 않다"고 전했다.
사사키 로키. /AFPBBNews=뉴스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