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속속들이 무너진 경찰 시스템 보여준 실종 허위종결 사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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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경찰 지휘부 회의에서 유재성 경찰청장 직무대행(오른쪽)과 홍석기 국가수사본부장(오른쪽에서 두 번째) 등 회의 참석자들이 제주 실종 신고 허위 종결 사건과 관련해 고개 숙여 사과하고 있다. 장윤기 사건 암장 수사와 관련해 공개 사과한 지 한 달여 만이다. 양회성 기자 yohan@donga.com 제주에서 실종됐다가 104일 만에 시신으로 발견된 장미란 씨(37)의 사건을 담당한 경찰관이 실종 신고를 무단 종결하며 전산 시스템에 ‘교통사고 사망’으로 허위 종결 사유까지 입력한 것으로 드러났다. 담당 경찰관이 실종 사건을 교통사고사로 꾸몄는데도 경찰 지휘부는 이를 알아채지 못했다. 말단 경찰관의 일탈에 13만 경찰의 수사 시스템이 속수무책으로 무너진 것이다. 실종 신고가 경찰에 접수되면 ‘실종자 프로파일링 시스템’에 등록이 된다. 문제는 현재 시스템이 장미란 씨 사건처럼 담당 경찰관이 사망으로 허위 종결 처리를 하면 감시하고 차단하지 못한다는 점이다. 담당 경찰관이 신고 접수부터 종결까지 홀로 판단해 처리할 수 있기 때문이다. 더구나 일단 ‘사망’으로 종결 처리되면 실종자 관리 목록에서도 삭제된다. 담당 경찰관 외에는 사건 내막을 알지 못하게 된다. 이번 사건처럼 뒤늦게 허위 종결이 드러나도 112 신고 녹음파일이나 폐쇄회로(CC)TV 영상 등 중요 증거가 사라진 뒤여서 초동 수사의 ‘골든타임’을 놓치는 일이 벌어진다. 이 같은 ‘사건 암장’을 막기 위해 미국 일본 캐나다는 실종 사건을 종결할 때 감독관이나 상급자에게 보고하고 승인을 받게 한다. ‘셀프 종결’ 자체가 불가능한 감시 체계를 만든 것이다. 경찰은 뒤늦게 이번 사건의 지휘 감독 책임을 물어 전현직 제주서부경찰서장 등 4명을 대기발령하고 감찰 조사에 착수했다. 구멍 난 보고 체계를 놔두고 개인 징계만으로 사건을 덮을 수는 없다. 경찰청에 따르면 성인 실종 사건 종결 처리율은 99%를 웃돈다. 이제는 1%의 미제 사건은 물론이고 “해결됐다”는 99%의 사건도 믿기 어렵게 됐다. 뒤늦게 더불어민주당 내에 경찰개혁 추진단이 만들어지고 정부 내에 경찰개혁 기구 설치가 추진되고 있다. 경찰의 증거 인멸이 드러난 광주 여고생 살해범 장윤기 사건을 계기로 지난달 경찰청의 경찰수사개혁위원회 첫 회의가 열린 지 한 달 만이다. 경찰은 과거에도 큰 사고가 터지고 비판 여론이 커지면 땜질식 ‘셀프개혁안’을 내놓기 바빴다. 2017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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